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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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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柳景烈 <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원장 krryoo@rist.re.kr >

    이번 원고를 끝으로 내게 주어진 소임(?)을 다하게 됐다.

    그동안 무심코 남의 글만 읽다가 막상 써보니 짧은 글 하나에도 얼마나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지,그리고 평소에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광양제철소 건설이 끝났을 때 일이다.

    방송사에서 건설 과정의 에피소드를 들어보자고 해서 동료들과 함께 인터뷰를 하러 갔었다.

    그런데 모두들 '고생 참 많이 했지,그래도 재미는 있었어'라는 말밖에 못했다.

    정리를 못한 탓에 제대로 표현을 못한 것이다.

    그날의 인터뷰는 결국 방송되지 못했다.

    그때의 경험은 나로 하여금 PI(경영혁신업무)를 할 때 일의 진척상황을 기록으로 상세히 남기게끔 했고 지금 그것은 책으로 남아 있다.

    그런데 이번에 칼럼을 쓰면서 실생활에 있어서 기록이나 정리 없이 살고 있는 내 모습을 또 한번 보았다.

    어떤 상황에서,어떤 선택을 했고 그리고 느낌은 어땠는지 등을 잘 정리해 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외에도 칼럼을 쓰면서 느꼈던 소회(所懷)가 몇 가지 있다.

    먼저 매스컴의 위력이다.

    지인들로부터 '잘 봤다'는 전자메일과 전화가 이어졌다.

    겁도 났지만 정말 잘 써야겠다는 의무감 같은 것이 생겼다.

    그리고 매주 원고 송부(送付)일이 왜 그리 빨리 돌아오는지? 덕분에 지난 두 달은 매우 묵직하면서도 빠르게 지나갔다.

    마감 요일 때문에 오랜만에 시간의 개념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기록의 중요성과 함께 경험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수원에 있는 화성(華城)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가장 큰 이유는 착공부터 준공까지의 과정이 사실에 입각해 완벽하게 기록돼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경험에 기초한 사실이 기록의 가치를 높이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했었는데 글을 쓰면서 그걸 직접 느낄 수 있었다.

    경험이 역시 글에 힘을 실어 준다는 것을….

    생각과 경험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또 다른 소중한 기회이다.

    부족한 필력(筆力)에도 불구하고 관심을 가져 주신 독자 여러분들과 격려의 메일을 보내 주신 지인(知人)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대나무는 한 단계의 성장이 끝날 때마다 하나씩의 새로운 마디가 생긴다고 한다.

    이번 칼럼 또한 내 인생에 있어 또 다른 의미의 새로운 '마디'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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