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오벌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보잉코리아 사장)의 첫 인상은 영락없는 ‘미국인’이다.

‘청교도정신’과 ‘글로벌 스탠다드’를 강조할 것 같은 인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동주를 사이에 놓고 몇 마디를 주고받으면서 그런 첫 인상은 지워졌다.

약속 장소를 정할 때도 그랬다.

근사한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마시게 될 줄 알았던 기자들은 그의 제안에 따라 인사동 깊숙한 골목의 한 허름한 수제비집에 마주앉아야 했다.

수제비 항아리가 차곡차곡 쌓인 전통적인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집이었는데 오벌린 회장은 벌써 5년째 출입하는 단골집이라고 했다.

식탁에는 수제비와 파전,골뱅이,그리고 동동주가 놓였다.

젓가락질을 능수능란하게 하는 오벌린 회장과의 만남은 식당이 손님들로 가득 찼던 초저녁부터 우리 일행밖에 남지 않은 10시가 넘은 시각까지 이어졌다.

20년동안 한국에서 활약한 미국 기업인으로서 한국에 대한 통찰력(insight)이 돋보였다.

그가 편두통을 앓고 있어 술자리가 2차로 이어지지 못한 게 못내 아쉬울 뿐이었다.



#너무도 한국적인….


-많은 한국 음식 중에 유독 수제비를 좋아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좋은 질문이네요.저희 할머니가 인디애나에서 자주 만들어 주시던 음식과 비슷해서죠.미국에서 ‘덤플링 스프(일종의 만두국)’라고 부르는 음식과 수제비가 매우 비슷해요.

그래서 한국에 와서 처음 수제비를 먹었을 때 ‘와! 이건 할머니가 만드시던 바로 음식이잖아’라고 외쳤죠.”

- 수제비 외에도 또 좋아하시는 한국 음식이 있나요? 예를 들어 김치같은 거….

“물론이죠.대부분 좋아합니다.제 아내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우리가 먹는 음식의 반 이상은 한국 음식이에요."

- 와인을 무척 좋아하시는데 요즘은 술을 못드신다고 들었습니다.

“편두통이 심한데 의사가 술을 먹지 말라고 하더군요.

(이 말과 동시에 자신을 포함한 주변사람들의 동동주잔을 모두 채워주는 걸 보니 상당한 애주가임은 분명하다.)

- 개인적인 질문입니다만 어느 병원에 다니시나요?

“(서울 강남구 일원동)삼성의료원에 다닙니다.서울대 병원과 세브란스병원도 이용하지만 요즘엔 삼성의료원에 다니죠.제 딸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고요."

(그는 한국인 아내와의 사이에 7살짜리 딸 마리를 두고 있다)

- 병원에서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지는 않나요? 외국인들이 병원을 이용하는 게 불편하다고 들었는데….

“아니요.제가 다니는 병원들은 모두 인터내셔널 클리닉을 갖고 있고 매우 훌륭합니다.

그곳에선 모든 의료진이 영어를 구사하죠.혹 클리닉 밖으로 갈 일이 있으면 누군가가 따라다니면서 도와줍니다.병원 때문에 불편하다는 건 서울에서는 예외입니다.하지만 서울 밖으로 나가면 당장 문제가 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자식 교육도 ‘한국식’이 좋다


- 한국말은 좀 하십니까.

“아뇨.거의 못합니다.제 한국어 발음이 워낙 엉망이예요.

제가 한국말로 말을 붙이면 심지어 우리 딸도 ”아빠,그냥 영어로 해(Speak in English)”라고 할 정도죠.딸은 아래랑 한국말로 얘기합니다.

전 무슨 얘기를 하는 진 알겠는데 그게 나쁘다는 건지,좋다는 건지는 못 알아들어요.

딸 과외선생님이 다 한국사람인데 선생님들하고도 한국말을 하죠.몇명이냐고요? 그러니까 미술,피아노,수학….네 명네요."

- 아이 교육 문제에 관해선 정말 한국적이시네요.

“아내와 항상 의견일치를 보는 부분이 바로 마리의 교육 문제예요.다행히 딸도 배우는 걸 좋아하고요.

외동이라서 자기도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기도해요.."

(오벌린 회장에게 딸 사진을 갖고다니냐고 물었더니 휴대폰 화면에 저장된 사진을 보여준다.

딸이 모델해도 될만큼 예쁘다고 했더니 “절대 안 된다”며 손사레를 친다.

“애 엄마가 그건 안 된다고 벌써 단도리를 확실히 쳐놨다”는 것이다.

- 한국 엄마들의 교육열에 전염돼셨나봐요

“아마도요.그 나라의 가치관에 공감하지 않으면서 한 나라에서 오래 살기는 어렵죠.한국에선 교육을 엄청나게 중시하죠.물론 한국에서 교육 문제에 대해 논란이 많은 건 알고있어요.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교육을 제대로 받고 있는지,학교가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것이죠.저는 그것이 옳다고 생각해요.

미국에서는 가끔 지나치게 반대 방향으로 가죠.학교에 가던,무엇을 배우던 아이들한테 맡겨놓으니까 영 옳지 않은 방향으로 갈 때가 많아요.

제가 미국에서 자랄 땐 자유방임(laissez faire)에 가까웠어요.스트레스 같은 게 별로 없었죠.제가 어렸을 때랑 비교하면 요새 애들은 몇 광년이나 앞서있는 것 같아요.

우리 딸이 1학년인데 제가 그 또래였을 때를 떠올려보면 딸이 훨씬 많은 것을 배우고 있고 훨씬 똑똑합니다."

(오벌린 회장은 다른 나라에 가서 산다해도 한국식 교육방식을 고수할 것이냐는 질문에 “당연하다(That’s definite)”고 답했다)

- 아내가 한국인이신데 갈등은 없나요?

“가장 의견일치가 안되는 건 음식이에요.한국음식,미국음식 이런 문제가 아닙니다.

아내는 채식주의자이고 저는 고기를 먹는다는 게 문제죠.딸도 해물과 야채만 먹습니다.

아내는 여러번 상을 차려야 한다는 데 늘 불만이죠.문화적 차이 때문에 심각하게 갈등을 겪은 적은 없어요."


#어린 시절,신념을 배우다


- 어린 시절 얘기 좀 들려주세요.

“텍사스에서 태어났지만 아주 어렸을 때 인디애나로 이사갔습니다.

인디애나는 우리 할아버지 고향인데 할아버지가 그곳에서 정치인으로 활동했습니다.

미국 중서부 작은 마을에서 아주 평범한 미국인으로 자랐죠.어렸을 때 내가 가본 대도시는 시카고가 전부였습니다.어린시절에 대해선 특별한 기억이 없어요.지루했다고 할까요.이건 아내의 말이기도 한데요.아내를 인디아나에 데려가서 ‘어때요?’하고 물으니 ‘지루해요’ 하더군요.제가 ‘왜 지루해요?’하고 물었더니 ‘옥수수 밭 뿐이잖아요’하고 대답했어요.

맞는 얘기죠.인디애나 주민이 이 기사를 읽지는 않겠죠?”

- 부모님은 어떤 분이셨고 어떤 걸 배우셨나요.

“아버지도 역시 정치가이셨어요.제가 15살 때인가 아버지가 인디아나주 내무장관 선거에 나가셨는데 낙선하셨죠.저는 무척 화가 나 있었는데 아버지가 저를 앉혀놓고 “이번 선거에서 논란이 된 이슈가 있었는데 나는 평소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그래서 졌다."고 말해셨죠.외할머니께서도 교훈이 되는 속담을 많이 가르쳐주셨는데 아직까지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예컨데 ‘Haste makes waste(서두르는 것은 낭비를 만든다)’ 같은 것들이었죠.”

- 어린 시절 배운 가치관이 지금의 회장님을 만드셨군요.

“그런 셈이죠.그래서 딸 아이에게도 이 세가지는 꼭 가르쳐주고 싶어요.

첫째는 정직해야 한다는 것.둘째는 최선을 다해야하며,만약 최선을 다했다고 믿으면 이미 승리한 것이라는 사실.마지막으로는 신념을 지키라는 것이죠.”

- 왜 보잉을 선택하셨나요? (오벌린 회장은 미 공군에서 20년간 복무하고 보잉에 입사했다.)

“비행기 회사를 찾고 있었는데 당시엔 지금보다 비행기 회사가 훨씬 많았어요.

마틴 마리에타,존 다이내믹스,록웰 콜린스 등이죠.원래 제가 입사하고 싶었던 회사는 맥도넬 더글라스였어요.

그 회사 비행기들을 좋아했거든요.전 F4를 몰았는데 F15나 F18도 참 멋지죠.하지만 결국은 보잉에 입사했어요.

보잉의 명성이 가장 좋았거든요.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싶었죠.그런데 역사라는 게 재미있어요.

맥도넬 더글라스가 지금은 보잉에 합병됐잖아요."

- 한국에서 은퇴하게 되실 것 같은데요.

(오벌린 회장은 현재 64세로 정년을 이미 넘겼다) 은퇴 계획은 세우셨어요?
“좋은 질문이네요.음….어디서 살지 아직 못 정했지만 우리 딸 한테 최상의 교육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는 곳을 선택할 생각입니다.

은퇴 후 살 곳의 첫번째 기준이 교육,둘째도 교육,셋째도 교육입니다.

네번째 정도에서 삶의 질을 따져볼 생각인데요.저랑 아내는 따뜻한 날씨를 좋아하고 바닷가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하와이가 어떨까 생각 중입니다.

최근에 고민을 많이 하는 이슈인데 아직 결론을 내지는 못했어요."


#한국 예찬론


-한국에 대한 첫 인상은 어댔습니까.

“제가 한국에 오기전 한국에 대해 갖고 있던 유일한 인상은 한국전쟁에 참여했던 삼촌으로부터 들은 겁니다.

삼촌이 어린 게게 보여준 사진에서 한국은 온통 ‘흑백’이었죠.그래서 전 한국은 아무런 색깔도 없는 흑백의 나라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처음 김포공항에 내린 순간이 기억납니다.

택시를 타고 호텔로 향하면서 속으로 “흑백이 아니잖아”라고 말했죠.(좌중 웃음) 그게 한국에 대한 첫인상이었어요.

지금은 물론 총천연색이죠."

- 한국을 한 단어로 묘사한다면요.

“많은 사람들이 이 단어를 사용합니다만 제가 보기엔 가장 정확한 묘사입니다.

바로 ‘다이나믹’이죠.1980년대로 기억되는데 고객과 일을 하다 새벽 3시쯤 호텔로 돌아가고 있었죠.서울 시내를 통과하다가 제가 말했어요.

‘아무도 자지 않잖아(nobody sleep)!’ 실제로 서울은 잠을 자지 않는 도시에요.

미국의 도시들과는 완전히 다르죠.예를 들어 필라델피아의 오전 3시라….아마도 죽은 듯 고요할 겁니다.

한국은 다이내믹하고 활력이 넘치고(vibrant) 살아있는(alive) 나라죠."

-다이나믹하다고는 하지만 한국이 너무 빨리 변해 고유의 가치를 잃고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에 글로벌 스탠다드를 너무 강조하다 보니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모든 나라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며 전통적인 것과의 갈등을 빚죠.그런데 한국은 그렇지 않아요.다른 문화와 사고방식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걸 보지 못했어요.

모든 걸 한국식으로 바꿔서 받아들이죠.받아들여야할 글로벌 스탠다드는 받아들여야 합니다.

하지만 100% 받아들이면 안되요.거기에 한국적 요소가 들어가야 하죠.왜냐하면 그런 것들이 한국의 문화,한국 사회,한국인의 삶과 융화되어야 하니까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시죠.

“한국인들은 스스로를 너무 힘들게 해요.우리가 보기엔 큰 문제가 아닌데 한국사람들은 큰 문제라고 생각하죠.짧은 시간 내에 최대한 많은 것을 달성하고 싶어하는 성향 때문인 것 같아요.

성취하지 못하면 계속해서 스스로를 비판하고 또 비판하죠.그럴 땐 말하고 싶어요.

‘걱정하지 마세요.한국은 잘 하고 있어요’라고….”

- 한국인을 다른 아시아 사람들과 구분할 수 있나요?

“물론이죠.미국인과 유럽인을 구분하는 것보다는 어렵지만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언어가 다르고 옷을 입는 방식도 다르고 얼굴 생김새에도 분명한 특징이 있죠.특히 한국 사람들은 아시아 사람들중에 ‘베스트 드레서’입니다.

#한국의 기업 환경


-한국에서 기업을 하기는 어떤 것 같습니까?

“토마스 하버드 전 주한미국대사 얘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톰은 1993년에 국무부 동아시아 담당 차관보로 한국에 왔는데 처음 와서 저희(암참)와 회의를 가졌죠.우리는 이구동성으로 ‘한국은 아시아에서 기업하기에 가장 나쁜 나라’라고 말했어요.

외국인은 집 한채도 살 수 없을 만큼 부동산 시장은 폐쇄적이었고 금융시장도 굳게 닫혀있었죠.
하지만 톰이 2002년 대사로 돌아왔을 때 우리는 그에게 말했습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고.톰은 “잠깐! 1993년을 기억하는데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더군요.

저는‘엄청나게 짧은 시간에 엄청나게 많은 일이 있었다’고 말했죠.무엇보다 안정적인 법 시스템과 성숙한 민주주의 정치 체제를 갖게 됐잖습니까?
또 한가지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갖고 있는 엄청난 장점은 똑똑하고,식별력있고,세분화된 시장이 있다는 점입니다.

모든 외국 기업들이 테스트마켓으로 생각하죠.우리는 흔히 ‘한국에서 성공하면 중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아니 중국 뿐 아니라 어느 나라,어느 문화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죠.”

- 하지만 외국인직접투자는 여전히 미미한데요.

“기업인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의 노동법은 유연성이 부족하다고 봐요.

특히 장사가 잘 안될 때는 그에 맞게 인원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하는데 한국에선 그게 잘 안 됩니다.

이건 외국 기업 뿐 아니라 한국 기업인들도 공감하는 부분이예요.

해묵은 이슈죠.변화는 하고 있는 데 속도가 더딥니다.

과도한 규제도 문제죠.하지만 이건 한국 정부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모든 나라에서 중앙정부,지방정부,시정부가 규제를 가하고 있죠.오래전에 한 해외 기업인의 인터뷰 기사가 미 포천지(紙)에 실렸는데 ‘사업하기 가장 어려운 나라가 어디냐’는 질문에 ‘미국’이라고 대답했더군요.

연방정부법,주정부법,카운티법이 다 따로 있는 나라가 미국이니까요."


#리더십


-CEO로서 리더십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리더십은 타고난 기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후천적으로 배우는 거죠.리더십을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하(follower)가 되는 겁니다.

부하로서 리드 당하면서 리더십에 대한 가치판단을 할 수 있죠.어떤 게 좋은 리더십인지….가장 좋은 리더십을 발견하면 그걸 닮기위해 노력하면 되는 겁니다."

-회장님은 어떤 사람의 리더십을 닮고 싶으시죠?

“아브라함 링컨이죠.링컨 대통령은 미국이 배출한 가장 위대한 리더라고 생각합니다."

-(오벌린 회장과 함께 나온 보잉의 김지희 상무에게) 리더로서 회장님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김 상무)“회장님은 매우 공평한 분이에요. 편견을 갖고 사람을 대하지 않죠.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면 가차 없습니다.항상 공평하고 모든 사람을 돕는 다는 점은 매우 좋습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 사무실 전산 업무를 보던 한 직원이 있었는데 회장님은 그에게도 똑같은 기회를 주셨고 국제업무에서 회장님의 2인자가 됐어요."


-아마도 회장님에 대한 칭찬인 것 같습니다.

"저는 우선 리더는 훌륭한 인재를 발견하는데서 시작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리더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는데 그 사람이 영원히 당신을 위해 그 자리에서 일하도록 잡고 있는 거죠.만약 그 사람이 정말 훌륭한 인재라면 그가 승진하고 부서를 옮기며 더 많은 책임을 갖고 회사 내에서 성장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게 회사를 위하는 길이죠.회사는 정말이지 인재가 전부입니다."

-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는 어떻게 하시나요?

“일을 시킬 때 그저 ‘이 일을 하라’고 요구해서는 안됩니다.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설명해야 하죠.이유를 알고 나면 일을 하기가 훨씬 쉬워져요.

또 한가지는,특히 기업들이 글로벌화되면서 더욱 중요해진 것인데,소속감을 심어주는 겁니다.

한국보잉에 있지만 ‘보잉팀’의 일원이라는 느낌을 갖도록 해야 하죠.시애틀에 있건,세인트루이스에 있건,위싱턴 DC에 있건 다 같이 보잉팀에 소속되어 있다는 느낌이요.

마지막으로는 ‘위임(empowerment)’이 중요합니다."

- 외국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글로벌 인재가 되고 싶다면 그 회사 본사가 있는 나라에 먼저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의 인재가 보잉에서 일하고 싶다고 하면 우선 ‘원더풀’이라고 말하죠.그러고는 진짜 글로벌하게 일하고 싶다면 미국으로 가라고 합니다.

본사에서 고용된 후 능력을 인정받고 한국에 발령을 받으라고 말이죠.그래야 진정한 글로벌 인재가 될 수 있습니다."

- 인생의 좌우명은 뭔가요?
“세상에 변하지 않는 진리는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 뿐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항상 유연한 사고를 갖고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고 믿죠.저희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것도 그런 점이에요.

오늘은 이런 방식으로 일하지만 내일은 다른 방식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요."


#암참 회장의 일상 생활


-건강은 어떻게 챙기십니까.

“수제비를 먹습니다(좌중 웃음).농담이고요.일주일에 다섯번 이상 운동을 합니다.

일 때문에 약속이 있는 날을 빼고는 점심을 거르고 그 시간에 조선호텔 헬스클럽에 다녀요.

일주일에 한번,토요일이나 일요일엔 골프를 칩니다."

- 주로 누구랑 골프를 치시나요.

“이웃들,친구들,지인들,암참 사람들하고도 갑니다."

- 한국인 중에는 누구랑 친하세요.

“그 친구들이 당황할지도 모르니 이름을 말하긴 뭣하지만 한국인 친구가 많습니다.

주로 일 관계로 아는 사람들이죠.일부는 고객들이고요.

우리 딸 때문에 딸 친구 학부형들하도고 친합니다."

-쇼핑은 많이 다니시나요?

"꽤 많이 하는 편이죠.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은요.주로 아내와 함께 식료품점에 가죠.기억하시죠? 가족 중에 고기를 먹는 건 저 뿐이라 가끔은 제가 직접 요리를 하거든요."

- 언제 저희랑 같이 바베큐파티를 하는 게 어떨까요? 요리 솜씨를 보고 싶은데….”

"좋습니다. 조금 더 따뜻해지면 초대하도록 하죠."

- 편두통에도 불구하고 성심성의껏 대답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동동주를 두 모금 마셨더니 두통이 없어졌네요. 저도 즐거웠습니다."


정리=유창재/정지영사진=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