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마케팅'(홍성용 지음,삼성경제연구소)이라는 이 책의 제목은 여러 가지 의미로 읽힐 수 있다.

하지만 '스페이스=건축공간'이라는 데 생각이 미치면 메시지가 확실해진다.

'기업에 건축은 제2의 상품 브랜드다.

기업이 브랜드에 죽고 살듯 사옥의 공간배치도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지면 도태된다.

그러므로 사옥을 짓고자 하는 기업인들이여,건축비와 당장의 수익성만 따지는 우(愚)를 범하지 말라.'

건축디자이너(모이도시건축디자인 대표)인 저자가 이 책을 쓴 동기는 '건축을 의뢰하는 기업인들이 사옥의 마케팅적 가치에 너무나 무지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뉴욕의 소니·나이키 쇼룸 건물과 파리의 루이비통 매장 등이 '소비행동을 불러일으키는 마법의 공간'이자 훌륭한 미래의 문화재로 기능하는 사례를 보여주면서 '사옥에 대한 경영학적 발상 전환'을 촉구한다.

기업인의 장기적인 안목과 건축디자이너의 예술성이 만날 때 '공간 마케팅'이라는 폭발적인 브랜드가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건축 디자인을 전공하는 독자에게는 '스페이스 마케팅의 기초와 전략'을 다룬 이 책의 중간 부분이 충실한 개설서 역할을 한다.

책의 후반부는 누구에게나 읽는 재미를 준다.

네 차례나 건축사진 개인전을 연 저자가 도쿄 롯폰기힐스와 독일 폭스바겐 자동차테마파크 아우토슈타트 등 국내외 32곳의 공간 마케팅 현장을 찍은 컬러사진,답사기 또한 고만고만한 여행서보다 낫다.

416쪽,1만5000원.

우종근 편집위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