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기업은 생존하기 위해 어떤 경영 전략을 수립해야 할까.

전략 컨설턴트인 돈 탭스코트와 앤서니 윌리엄스는 신간 '위키노믹스'(윤미나 옮김,21세기북스,1만8000원)에서 위키노믹스만이 기업의 살 길이라고 말한다.

위키노믹스(wikinomics)는 웹2.0 사고를 대표적으로 구현한 위키피디아(wikipedia)와 이코노믹스(economics)의 합성어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다수의 인터넷 사용자에 의해서 만들어진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는 선택받은 소수의 전문가들에 의해 제작된 기존 백과사전을 위협하고 있다.

위키피디아의 예에서 보듯이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어 네티즌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체제인 위키노믹스는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이자 경영의 새로운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위키노믹스는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적인 공간,일부 전문가가 아닌 다중(多衆)이 생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이를 통해 만들어진 생산물에 대해서는 누구든지 공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 활용이 국지적이기보다 세계적이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런 과정에서 기존의 틀에 대한 새롭고도 창의적인 붕괴가 일어나며 경제적 부가가치로 연결되는 세상이 창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대중의 지혜를 모으는 위키노믹스식 협업의 예를 상세히 설명한다.

P&G는 이노센티브(InnoCentive) 네트워크를 통해 이를 실천하고 있다.

이노센티브 네트워크란 P&G의 제품 아이디어를 모으는 공간으로서 외부 사람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다.

P&G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과정을 누구에게나 개방하고 있어 이를 통해 선택한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한다.

IBM,아마존,보잉,BMW 등 세계적 기업들도 회사 바깥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고 있다.

위키노믹스의 협업 창출은 더 이상 선택 사항이 아니라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위키노믹스를 추종하는 협업에 의한 문화도 자리잡아 가고 있다.

블로그를 통한 인터넷 사용자 간의 자유로운 토론, 시청자가 직접 방송에 참여하는 팟캐스,네티즌들이 서로 다른 웹 사이트의 콘텐츠를 조합하여 새롭게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매시업 등이 그 예이다.

위키노믹스 문화 속에서 사용자는 단지 소비자에 머물지 않고 생산자로서의 역할도 하는 프로슈머다.

협업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새로운 생산과 공유 공간이 지속적으로 창출되고 있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관료주의 체계를 초월한 프로슈머들의 활동의 터전인 위키 일터(wiki workplace)가 만들어지고 이 공간을 통해 경제·사회적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기업들의 경영 전략에 중요한 요소다.

세계적인 기업들처럼 국내 기업들 역시 위키노믹스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

물론 이런 변화의 흐름에 한국 기업들도 일부 동참하고 있다.

네이버의 지식인과 싸이월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책은 480쪽 분량의 단행본에 불과하지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한국 기업들에 '작지만 위대한' 교훈을 담은 바이블로서 손색이 없다.

박재천 인하대 정보통신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