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전문가들은 바닥을 화장할 때 메이크업 베이스(기초화장)에 비유한다.
메이크업 베이스에 실패하면 색조화장이 잘 되지 않고 전체적으로 부자연스런 느낌이 나듯 집안 바닥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뜨거운 증기를 이용하는 스팀 청소기가 대중화되면서 바닥이 변색되거나 울퉁불퉁해지는 경우도 많아 바닥 교체를 고려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바닥은 벽과 달리 항상 신체와 직접 맞닿는 부분이어서 단순히 색깔과 디자인만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마감재 재질부터 가족구성원 특징,공간별 기능에 따른 배려까지 세심하게 따져봐야 한다.
바닥재는 크게 마루바닥재와 PVC바닥재 그리고 대리석으로 분류된다.
나뭇결 무늬의 마루바닥재는 실제 천연 원목을 깎아서 만든 제품은 아니다.
원목을 가공하지 않고 바로 쓰면 뒤틀림이나 수축 또는 팽창 현상 등이 생기기 때문에 공장에서 적절한 가공을 거친다.
따라서 마루바닥재는 가공 방법에 따라 온돌마루와 강화마루로 나뉘는데 온돌마루는 내수합판 위에 무늬목을 입히는 것이고,강화마루는 합판대신 나무 가루를 압축해 사용한다.
온돌마루는 강화마루보다 긁힘에 약하지만 충격보완재가 들어 있어 층간 소음에 유리하다.
나무 가루가 물에 닿아 부풀어 오를 가능성이 있는 강화마루보다 물에 강하다는 장점도 있다.
마루바닥재는 시공할 때 본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새집증후군의 우려가 크다.
이 때문에 요즘은 접착제를 쓰지않고 바닥재를 끼워 맞추는 방식으로 시공할 수 있게 하는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PVC는 흔히 '장판'이라고 불린다.
보행감이 좋고 안전성이나 소음흡수성이 높다.
디자인도 마루바닥재보다 훨씬 다양하다.
쿠션효과도 가장 좋다.
다만 5~10년 정도 지나면 색이 바래기도 하지만 요즘에는 스팀 청소기 증기에 10분 이상 노출돼도 손상이 없는 내구성을 갖춘 제품도 많다.
대리석은 비싼 게 흠이지만 고급스런 느낌의 실내를 꾸밀 때 제격이다.
대리석 사이의 이음새는 시공이 잘 돼도 지저분해질 수 있기 때문에 코팅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아토피가 있는 가족이 있으면 종이 마감재를 고려해 보는 것도 괜찮다.
거실은 보통 마루바닥재를 깐다.
PVC보다 흠집에 강해 무거운 가구에도 견디기 때문이다.
대리석도 좋지만 상대적으로 미끄럽기 때문에 어린이나 노약자가 있다면 피하는 게 좋다.
어린이방은 바닥에 충격이 가해지는 경우가 많아 마루바닥재보다는 PVC가 적당하다.
노인방은 맥반석이나 녹차 등 건강에 유익한 성분이 들어있는 바닥재도 고려해 볼 만하다. 자연소재인 종이도 좋다.
주방은 물을 사용하는 공간이어서 대리석이나 PVC가 많이 쓰인다.
김치국물 등이 떨어져도 변색이 안 되고 쉽게 닦이기 때문이다.
온돌마루도 괜찮다.
바닥 색깔은 공간이 어둡고 작을수록 밝은 색상을 골라야 한다.
큰 평형이라도 채광상태가 안 좋은 저층에 원목 가구 등이 많다면 명도가 높은 마감재가 유리하다.
신혼 집은 흰색 가구를 많이 사용하는데 단풍나무 색이 잘 어울린다.
버찌나 호두나무색은 어떤 곳이든 무난하다.
바닥이 지나치게 어둡거나 마감재 디자인 패턴이 일정하면 공간이 좁아 보일 수 있다.
이럴 땐 띠 바닥재,포인트 바닥재 등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대리석은 상아색 계열이 많이 쓰인다.
무늬가 많은 것들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바닥재 디자인은 화려한 것보다는 자연색에 가까워야 싫증이 나지 않는다.
바닥을 너무 튀게 하면 쉽게 질려서 시공하고 얼마되지 않아 다시 갈아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서로 다른 마감재가 맞닿는 부분에는 2cm 정도의 재료분리대를 설치해야 이음새 부분에서 발생하는 하자를 막을 수 있다.
가격은 시공비를 포함해 대리석이 평당 35만~65만원 선으로 가장 비싸다.
온돌마루는 9만~15만원,강화마루는 5만~12만원 선이다.
PVC계열은 2만~6만원 정도면 된다.
공사시간은 기존 바닥에 하루,새 마감재 까는 데 하루 등 보통 이틀이 소요된다.
대리석과 마루바닥재는 시공 후 12시간이 지나면 가구 등을 배치할 수 있다.
인테리어 업체인 레노베르의 사비나 대표는 "바닥을 개조할 때는 우선 어디가 안 좋아서 고치는지 분명히 생각해 둬야 공사 완료 이후 만족감이 크다"며 "한 번 바꾸면 몇 년간 써야하기 때문에 개조 이전에 재질·색깔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