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은행 국내 지점의 단기 외화 차입에 대한 자제 요청과 한국은행의 긴축정책이 맞물리면서 단기 자금 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실제 콜금리가 이틀째 연 5%를 웃돌면서 금융기관뿐 아니라 일반 기업들도 기업어음(CP) 등을 통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도 4년1개월 만에 처음으로 5%를 돌파,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덩달아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27일 서울 콜시장에서 하루짜리 콜금리는 연 5.07%로 마감했다.

오전에는 내내 관망세가 이어지며 거래가 전무했지만 오후 들어 자금이 부족한 외국 은행 지점들이 다시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콜금리는 한때 5.10%까지 오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CD 금리가 나흘 만에 상승세를 재개하며 전날보다 0.03%포인트 오른 연 5.00%를 기록했다.

CD 금리가 5%대에 진입한 것은 2003년 3월18일 5.06% 이후 처음이다.

시장 관계자는 "이번 반월 지준 마감일에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한 은행들이 전방위로 자금 확보에 나서면서 콜금리에 이어 CD 금리까지 오르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단기 금리가 급등하면서 하루나 이틀짜리 CP를 발행해 단기 자금을 조달해온 기업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기업들은 콜금리 급등으로 투신사들이 CP 매입에 나서지 않자 서둘러 은행에 설정해 놓은 신용공여 한도(크레디트 라인)를 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의 CP 중개 담당자는 "CP를 통한 단기 자금 차입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평소 금리가 높아 잘 쓰지 않던 은행 여신으로 돌려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한은이 유동성을 다소 풀어줘 극도로 높아진 단기 자금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