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예사롭지 않다는 표현을 쓴 이유는 세계 주요 증시 모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1500이라는 역사적 고점 지수대에서도 선취매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경계감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지만 시장 전반의 시각은 대세 상승 쪽에 무게가 실려 있는 것 같다.

현 증시는 한 단계 아니 두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충분한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동력은 무엇일까.

단순히 현재의 수급과 재료를 기반으로 2000포인트까지 오른다는 식의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그것보다는 기업들의 수익에 눈을 돌려야 한다.

바로 여기에 뭔가 대단한 변화가 수반되거나 기대감이 형성돼야 2000이나 3000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결국 증시가 국내 기업의 수익력을 얼마나 인식하느냐 여부가 관건이다.

바꿔 말하면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을 주시할 것이라는 의미다.

우리 경제의 성장 중심에는 중국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중국의 긴축이 중국 기업들의 투자 위축과 이에 따른 대중국 수출이나 금융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걱정하고 있지만 기우에 그칠 공산이 크다.

중국은 이미 2004년부터 과도한 경제 성장세에 대비해 위안화 절상과 금융긴축 기조를 전략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실행했다.

이런 정책 기조하에서 중국 증시는 최근 2년간 220% 이상 상승하고 있다.

중국의 긴축이 돌발 변수가 아닌 경제 안전판 역할을 하는 측면이 오히려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예상되는 중국의 긴축 조치들이 단기적으로는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뒤집어보면 아시아 경제의 성장 에너지를 역설하고 있을지 모른다.

경기 불안과 물가 상승 우려로 12000포인트부터 고평가 우려가 높았던 미국 증시가 13000 고지를 넘어선 것도 결국 성장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국내 증시를 돌아보면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이 성장동력 측면에서 예전만 못하다는 인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 성장으로 철강 조선 기계 화학 해운 업종의 업황 개선이 예상된다.

5년 전만 하더라도 이들 업종 시가총액은 시장 대비 13%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20%를 넘어섰다.

최근 주가 흐름도 이를 반증하고 있다.

단기적인 실적 악화를 감수하더라도 적극적인 투자로 10년 후를 대비하는 기업을 찾으려는 시장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이재호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컨설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