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4년 만에 가장 낮은 1.3%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한동안 잠잠하던 미 경기침체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특히 주택경기 부진이 1분기 성장률 저하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나 주택경기가 언제 회복될지 여부가 주된 관심사로 등장하게 됐다.

아울러 1분기 중 물가상승률이 여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정책을 어떻게 취할지도 경기흐름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상무부가 27일 발표한 1분기 성장률(잠정치)은 연율로 환산할 경우 1.3%에 불과하다.

이는 2003년 1분기(1.2%)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초강력 허리케인인 카트리나 영향으로 성장률이 1.7%로 급락했던 2005년 4분기보다 낮다.

이로써 미 분기별 성장률은 작년 1분기 5.6%를 기록한 이후 3분기 연속 2%대를 기록하다가 마침내 1%대로 뒷걸음질쳤다.

월가에서는 당초 1.8% 성장을 예상했으나 실제 성장률은 이보다 낮아 적지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이처럼 1분기 성장률이 급속히 둔화된 데는 다른 무엇보다 주택경기 침체가 큰 영향을 미쳤다.

1분기 중 주택건설 투자는 17%나 감소했다.

주택재고가 쌓이는데 집값마저 하락하는 상황에서 새롭게 집을 짓는 투자가 부진하다보니 성장률이 크게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게 상무부의 분석이다.

여기에 경기둔화 우려감으로 재고를 우려한 기업들이 투자를 억제한 것도 요인이 됐다.

실제 장비 및 소프트웨어 투자는 1.9% 증가하는데 그쳤다.

또 방위비 지출이 감소한 것과 무역적자가 커진 것도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그나마 1분기 성장률을 지탱한 것은 소비지출이다.

민간소비는 3.8% 증가해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주택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고용사정이 좋다보니 소비심리가 위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타남에 따라 경기논란은 한층 뜨거워지게 됐다.

지난 2월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이 경기후퇴 가능성을 경고한 뒤 경기논쟁은 한동안 수그러들었다.

각종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연착륙 기대감이 커진 때문이었다.

그러나 다시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침체 가능성이 대두되게 됐다.

메릴린치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최근 60년 동안 성장률이 4분기 연속 3%를 밑돈 경우 반드시 경기침체가 왔었다"며 "주택경기를 비롯한 경기흐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