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10년 말까지 남미은행 창설이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7일 브라질 언론 보도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전날 칠레 수도 산티아고를 방문한 자리에서 남미국가들을 위한 국제금융기구 설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남미은행은 관련국간 공감대 형성과 기금 조성 절차 등을 감안하면 2010년까지는 창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특히 남미은행이 만들어지면 향후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중앙은행 및 남미 단일통화 창설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룰라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남미은행 창설 작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국가들과는 입장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남미은행 창설 논의는 그동안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볼리비아 등 4개국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으며, 올 상반기 중 70억달러의 기금을 조성해 은행을 출범시킨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 상태다.

남미은행은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미주개발은행(IDB) 등을 대신해 남미국가들의 경제성장을 돕는 지역통화기금(RMF) 역할을 한다는 목표 아래 지난 2월부터 설립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브라질은 이에 대해 남미은행이 세계은행 및 IMFㆍIDB와 차별성이 없다는 이유로 창설에 유보적인 입장을 고수해 왔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