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재상 사장은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경영자로 꼽힌다.

그를 처음 본 사람은 속세에서 떨어져 있는 '동자승'의 이미지를 우선 떠올리게 된다.

자그마한 체구에 맑은 눈동자 그리고 항상 입가를 떠나지 않는 온화한 미소 등을 보면 그가 '자산운용업계의 최고 승부사'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그 부드러움의 뒤에는 강한 체력과 냉철한 판단력이 자리잡고 있다.

그는 뜻밖에도 투기(鬪技)를 즐긴다.

태권도가 공인 4단이다.

요즘도 주말이면 유도 검도 등 격렬한 운동에 몸을 내맡긴다.

한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스타일이다.

지금은 시간이 부족해 자제하고 있지만 골프도 80대 초반을 칠 정도로 업계에서 고수 반열에 올라 있다.

주변 사람들은 그의 이런 성격이 "장기투자를 해야 하는 자산운용업에 딱 들어맞는다"고 말한다.

구 사장은 1988년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했다.

그는 사원 시절 소속부서 상사인 박현주 현 미래에셋 회장을 만났다.

그는 동원증권에서 승승장구했다.

1996년에는 전국 최고 약정액을 기록하면서 만 32세의 젊은 나이에 압구정 지점장이 됐다.

국내 최연소 지점장이었다.

1997년 박현주 회장이 미래에셋을 설립하자 구 사장은 미련 없이 사표를 내고 합류,박 회장 밑에서 펀드를 운용하면서 명성을 쌓았다.

2001년에는 국내 최초의 개방형 뮤추얼펀드인 '인디펜던스펀드'와 환매수수료가 없는 선취형 뮤추얼펀드인 '디스커버리펀드'를 선보이면서 간접투자 시대를 활짝 열었다.

그는 지금도 투자전략위원회 의장으로 미래에셋의 주식형펀드 운용에 간여하고 있다.

국내 최장수 펀드인 '인디펜던스 주식형펀드'는 지금까지 설정액 1조1926억원,수익률 528%를 기록하고 있다.

'디스커버리펀드' 역시 수익률이 539%에 달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재 주식형펀드만 15조5000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이는 국내 자산운용업계 전체 주식형펀드의 30% 규모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이 정도로 큰 규모의 주식형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아직 없다.

미래에셋이 운용하는 해외펀드 규모도 5조6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최근 1년간 '중국펀드'는 48.96%,'아시아퍼시픽펀드'는 22%를 기록하는 등 주력 해외펀드의 수익률도 해외 유수의 자산운용사보다 뛰어나다.

이런 운용 능력을 바탕으로 미래에셋은 해외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이미 홍콩과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인도와 런던에도 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다.

중국에서는 자산운용사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