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우위 분야에 글로벌기업과 협력"

"생산성 향상,비용 절감,혁신 등은 모두 소프트웨어에 달려 있다.

소프트웨어는 가장 지식집약적인 산업이다.

한국 소프트웨어 기업이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려면 두려움을 떨치고 서둘러 해외로 진출해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엘리자 펠렉 독일 SAP사 북미연구소 대표(연구소장)는 이렇게 강조했다.

기자는 최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SAP의 글로벌 컨퍼런스 '사파이어 2007'에 참석한 뒤 실리콘밸리에 있는 북미연구소를 방문해 펠렉 대표와 1시간가량 얘기했다.

SAP는 마이크로소프트(MS),오라클,IBM 등과 함께 손꼽히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주로 전사적자원관리(ERP),고객관계관리(CRM),공급망관리(SCM) 등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며 120여개 국가에 4만개 이상의 기업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SAP 북미연구소는 중국 인도 이스라엘 등 8곳에 있는 SAP 연구소 중 가장 크다.

상주자가 1200명이 넘는다.

이곳을 총괄하는 펠렉 대표는 이스라엘 출신으로 텔아비브대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공부했고 애플컴퓨터 톱티어 등을 거쳤다.

-북미연구소는 무슨 일을 하나.

"연구만 하는 게 아니고 마케팅,제품 수명까지 관리한다.

SAP의 큰 프로젝트는 이곳에서 계획을 수립한다.

실리콘밸리에는 위험을 감수하는 기업이 많고 벤처캐피털도 탄탄하다.

실리콘밸리의 우수한 다국적 인력과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다.

각국에 있는 우수한 인력을 샅샅이 뒤져 활용하는 게 우리 연구소 경쟁력의 원천이다."

-한국에서는 인식이 부족해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지원이 적다.

"소프트웨어는 가장 기술집약적인 산업이다.

소프트웨어는 연구 인력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SAP 전체 연구 인력의 60% 이상이 독일 본사 외부에 있는데 어떤 소프트웨어 회사를 봐도 이런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연구 인력을 각국에서 찾는가.

"연구개발 인력을 찾아 해외로 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SAP도 해외로 박차고 나가 성공했다.

국내시장이 매우 작은 이스라엘의 경우에도 빨리 해외로 진출한 기업은 대개 성공했다.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고 싶으면 빨리 시작하는 게 좋다."

-한국 소프트웨어 기업은 영세하다.

순수 소프트웨어 기업의 매출은 아무리 커도 1억달러를 밑돈다.

해외로 진출할 경우 SAP나 MS,오라클,IBM 등과 싸워 이길 수 있겠는가.

"소프트웨어 분야는 다양하다.

경쟁 우위를 지킬 수 있는 분야에 투자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게 좋다.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MS나 SAP가 하루 아침에 생겨난 게 아니다.

꾸준히 연구하다 보면 길을 찾을 수 있다."

팔로알토(미국 실리콘밸리)=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