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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이 새우깡을 닮은 DHA새우깡 쌀새우깡 등을 잇따라 내놓는 이유는?' '현대카드는 왜 알파벳 마케팅을 할까?' '빙그레가 바나나맛 우유 광고를 동시에 세 편씩이나 내보내는 이유는?'

LG경제연구원은 29일 내놓은 '고객의 바람기를 잡아라' 보고서에서 다양성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이탈을 막으려면 기업들은 기존 브랜드로도 고객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지속적으로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이라 해도 소비자들은 '변화 자체가 주는 효용'을 추구하는 만큼 기존 브랜드에 대한 만족도와 관계 없이 다른 브랜드에 눈을 돌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연구원이 '고객의 바람기'를 잡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한 첫 번째 방법은 기존 브랜드 안에서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켜 주는 '브랜드 재활성화(Brand Revitalization)'다.

1971년 시판된 새우깡이 30년 이상 지속적인 인기를 거둔 것은 진부해진 브랜드에 젊음을 되찾아 줬기 때문이라는 것.성분 포장 등을 변화시키면서 DHA새우깡 쌀새우깡 매운맛새우깡 등 새로운 새우깡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온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는 얘기다.

기존 브랜드에서 고객들이 옮겨 다닐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현대카드의 알파벳 마케팅이 대표적이다.

시장을 세분화하고 그에 따라 가장 적합한 혜택을 구성해 놓은 M카드(Multiple) S카드(Shopping) T카드(Telecommunication) 등이 소비자들을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현대카드로 오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기존 고객 이탈을 막았다는 것이다.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활동으로 고객의 관심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 것도 장수의 비법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아무리 신선하고 참신한 광고도 3회 이상 노출되면 식상해진다.

따라서 기업들은 멀티 스폿(한 제품을 대상으로 여러 편의 광고 시리즈를 동시에 선보이는 광고 기법) 광고 등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더 오래 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광고가 그런 경우다.

소비자들에게 다양성을 지나치게 좇는 데 따른 위험성을 알리는 방법도 있다.

SK㈜의 엔진오일 지크 XQ는 '차값이 얼만데'라는 메시지로 별 고민 없이 카센터에 맡기던 소비자들에게 다양성 추구의 위험을 경고한 사례다.

최경운 연구원은 "아무리 기업들이 다양한 대안을 제시해도 한 번 불만족한 고객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은 낮다"며 "고객의 다양성 관리와 함께 기존 고객만족 경영이 함께 이루어져야 고객 유지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