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 역사의 증인,국내 최고개발자는 대표적인 수식어다.
도스용 PC패키지게임부터 최신 온라인게임까지 그가 섭렵하지 않은 분야는 없다.
그런 그가 2년여 만에 3D(입체) 게임을 들고 나타났다.
당장 화제의 한복판에 섰다.
충무공전,임진록,거상,군주 등 그가 만든 게임은 모두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대박을 터뜨린 덕이다.
이번에 그가 선보인 게임이 무엇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게임바닥을 휩쓴 것은 당연하다.
김태곤씨가 내놓은 게임은 '아틀란티카'.그는 '게임은 그래픽이 아니라 시스템'이라는 평소 소신을 이 게임에 녹아냈다.
특유의 시스템에 그래픽까지 강화된 게임이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엔도어즈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푸른 바다색 니트를 입은 김 이사는 "획일적인 한국 게임 문화에 변화를 주고 싶다"고 운을 뗐다.
'아틀란티카'는 여럿이 동시에 접속해 괴물을 때려잡고 레벨을 올리는 이른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장르에 속하는 게임.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제껏 천편일률적인 MMORPG와는 사뭇 다르다.
우선 전투 방식이 '턴제'다.
즉 싸움을 할 때 내가 공격을 다 하고 나면 상대방이 공격하는 방식이다.
국내 MMORPG에서는 최초의 시도다.
그는 "턴제는 게임에 좀 더 몰입할 수 있고 구성원들 간에 전투 중에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국내에선 철저히 외면당해 왔다"며 "전략 전술이 아니라 마우스 클릭 속도에 의해서만 승부가 갈리는 지금의 MMORPG는 새로운 유저를 창출할 수 없다는 생각에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히트작 제조기로 불리는 그이기에 할 수 있는 시도다.
국내의 모든 MMORPG는 적의 행동과 나의 행동이 동시에 이뤄진다.
때문에 정신없이 마우스를 클릭해야 하고 이 때문에 한국 온라인게임은 '노가다'라는 비아냥마저 감수해야 했다.
반면 턴제 전투 방식은 '삼국지'와 같은 PC패키지게임이나 콘솔게임에서 많이 사용된 방식이다.
내 공격이 끝나야 상대방 공격이 시작되기 때문에 짜임새있게 공격하고 적의 공격을 받는 동안에는 다음 전략을 세울 수도 있다.
그는 "이런 방법을 쓰면 노가다 때문에 게임을 망설였던 유저들을 유입할 수 있고,게임 시장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김태곤 이사의 장기인 경제·경영 시스템이 이번 게임에도 갖춰져 있다.
그는 "런던 파리 베이징 서울 등 세계 주요 도시들이 빠짐없이 들어간 세계 지도가 게임에서 그대로 재현된다"며 "현실과 다른 점은 게이머가 도시를 세우고 국가를 만들수도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많은 캐릭터를 키우는 재미가 쏠쏠한 것도 특징이다.
게이머들은 1인당 최대 9명까지 특징적인 캐릭터를 키워 전투에 임하게 된다.
김 이사는 "요즘 게임은 그래픽이 좋아지고 맵이 더 복잡해진다"며 "이런 것은 개발자들의 생각과는 달리 유저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다양한 캐릭터,도시 육성,전투 전략 등 새로운 재미의 세계로 유저들을 끌어들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가 2년여 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 '아틀란티카'는 5월중 비공개시범서비스를 시작으로 게이머들에게 공개된다.
'아틀란티스'라는 미지의 대륙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그의 새 게임 '아틀란티카'가 천편일률적이었던 국내 MMORPG의 신기원을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