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폭행' 사건에 연루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56)이 29일 오후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자진 출두,조사받았다.

대기업 총수가 폭력 사건의 직접적인 가해자로 지목받아 일선 경찰서에서 조사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 회장은 경찰 조사에 들어가기 전 "개인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 "직접 폭행에 대해 경찰 조사에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을 청계산에 데려가 폭행했는지에 대해선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김 회장은 남대문경찰서 1층 폭력팀 내 진술녹화실에서 남대문서 수사과장과 강력2팀장으로부터 폭행에 직접 가담했는지,폭력배를 동원했는지,흉기로 위협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받았다.

경찰은 이번 조사 과정을 모두 동영상으로 녹화하고 김 회장 진술시 한화그룹 측 변호사 입회를 허가해 수사 공정성 시비를 차단키로 했다.

또 경찰은 김 회장이 지난달 8일 보복 폭행 사건의 무대로 추정되는 서울 청담동 주점,청계산,북창동 주점 등에 직접 나타나 피해자들을 납치ㆍ감금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인 북창동 S클럽 종업원들은 "산으로 끌려가 김 회장에게 직접 심하게 얻어맞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한화 측은 김 회장의 청계산 범행 가담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청담동 술집~청계산~북창동 술집 등으로 이어지는 사건 당일 김 회장 일행의 동선을 파악한 뒤 현장 조사,목격자 탐문,폐쇄회로 TV 기록 검토 등을 통해 객관적 증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경찰은 사건 관련자들의 휴대폰 11대를 위치 추적하는 한편 성남구 수정동 청계산 기슭 지하실에 대한 현장 조사 및 목격자 조사를 통해 확보한 관련자의 진술을 검증하는 작업도 벌이고 있다.

김 회장 차남은 지난달 8일 새벽 청담동의 한 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중 퇴근 후 이 주점에 놀러온 북창동 S클럽 종업원들과 다투다 눈 주위를 10여 바늘 꿰매는 상처를 입어 보복 폭행의 빌미가 됐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