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은 1985년 아미칸신이라는 항생제를 개발해 국내 특허를 획득하고 제품화를 진행하고 있던 중 미국계 다국적 제약사 BMS로부터 '동아제약의 아미칸신이 BMS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경고장을 받았다.

이에 동아제약은 충분한 검토 없이 '침해를 인정한다'는 회신문을 보냈다.

아미칸신에 대한 선행 특허를 일일이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BMS가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에서 동아제약은 결국 승소하긴 했지만 소송 기간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만 했다.

앞으로는 선행 특허 동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기업들이 겪는 이 같은 애로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특허청이 핵심 기술에 대한 최신 및 특허 동향을 한눈에 보여주는 '특허지도 온라인 서비스'를 특허정보 검색서비스 홈페이지(www.kipris.or.kr)를 통해 5월1일부터 제공키로 했기 때문이다.

특허 지도란 특정 분야 기술에 대한 국내외 특허 현황을 마치 지도처럼 도표나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가령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세계 최대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가 의약품 분야에서 보유하고 있는 특허가 어떤 것들인지,최근 출원한 특허는 주로 어떤 분야에 집중돼 있는지,그리고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의 권리보호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등을 손쉽게 알 수 있다.

지금까지도 특허정보 검색서비스를 이용하면 선행 특허 동향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서비스는 키워드 검색 방식에 의존하기 때문에 특정 기술에 관련된 특허 동향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번에 제공되는 특허 지도는 △기계소재 52개 △섬유화학 42개 △전기전자 58개 △정보통신 93개 등 총 245개 핵심 기술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특허청은 향후 특허 지도에 포함된 기술을 순차적으로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허지도 온라인 서비스가 시작되면 국가 연구개발(R&D) 사업뿐 아니라 기업들의 R&D 활동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될 수 있을 것으로 특허청은 기대하고 있다.

특허 지도를 이용하면 R&D 기획 단계에서부터 국제 특허 출원이 가능한 '틈새' 기술 분야를 손쉽게 선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연구자나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원천기술 특허를 회피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대기업과 달리 자체 역량을 통한 선행 특허 동향 조사가 사실상 불가능한 중소기업들의 기술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