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층 상품'이 뜬다 ‥ 바퀴모양 물통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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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물을 걸러 주는 빨대,바닥에 굴려가며 옮기는 바퀴 모양 물통,도자기와 모래를 이용한 냉장고….'
과연 어디서 쓰일지 궁금할 정도로 촌스럽고 단순한 제품이다.
하지만 마실 물과 쉴 공간이 충분치 않은 빈곤국에서는 그 어떤 명품보다 유용한 것이 된다.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IHT)은 30일 '가난한 자를 위한 디자인'이 아프리카 남아시아 등 기본적인 삶조차 위협받는 척박한 토양에서 쓰임새를 발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빈곤층 디자인의 가장 큰 요건은 저렴한 비용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대나무,돌,깡통 등이 주요 재료가 된다.
전기 없이 손이나 발로 움직이면 금상첨화다.
대나무 페달이 달린 펌프 기계가 그 예다.
개발도상국 농민의 기술 혁신을 지원하는 국제개발기업(IDE)이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등에서 지하수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고안했다.
식량을 지원하기보다는 생산량을 늘리도록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셈이다.
전기 없이도 과일이나 채소를 오래 보관할 수 있는 '폿인폿쿨러'도 눈에 띈다.
흙으로 만든 항아리 사이에 젖은 모래를 넣은 단순한 구조다.
물이 증발하면서 내부를 시원하게 유지하도록 했다.
원주민의 경험과 디자이너의 기술이 합쳐져 만들어진 아이디어 제품이다.
복잡하고 정교할수록 각광받는 기존 디자인과 달리 빈곤층용 디자인은 이처럼 단순할수록 좋다.
커다란 바퀴 모양으로 생긴 물통 'Q-드럼'은 바닥에 굴려가며 옮길 수 있어 편리하다.
물이 부족한 남아프리카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단순한 발상으로 디자인만 바꿔서 다른 장치없이 활용성을 크게 높인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세라믹 소재로 만든 항아리 정수기도 실용화가 되어 아프리카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 정수는 전기가 필요없이 물을 자연적으로 정화시킬 수 있어 오지의 주민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이 제품은 항아리를 여러개 쌓아 물을 부어 넣으면 자연적으로 정수가 되도록 하고 있다.
'생명 빨대'는 오염된 물을 즉석에서 정수해 주는 빨대다.
콜레라 같은 전염병을 막아 줄 뿐만 아니라 사용법도 간편하기 그지없다.
이들은 대부분 국제 기구나 비영리 단체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이 선보인다.
'인간적이고 지속가능한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개발도상국과 빈곤국이 젊은 디자이너들의 새로운 무대로 태어나고 있다. 빈곤국 진출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면 '빈자를 위한 디자인'의 쓰임새를 염두에 둬야 할 것 같다.
이런 디자인은 빈곤국에서만 각광받는 게 아니다.
특유의 유용성과 저렴함으로 인해 선진국에서 관심을 갖는 경우도 늘고 있다.
'100달러짜리 컴퓨터'가 대표적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모든 어린이에게 컴퓨터 한 대씩(One Laptop Per Child)' 운동본부가 선보인 이 초저가 컴퓨터는 원래 개도국 어린이를 위해 고안됐다. 작지만 무선 랜 등 필수 기능을 갖춰 미국 정부도 자국 빈곤층에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손잡이를 돌려 충전할 수 있어 전기가 부족한 곳에서도 쓸 수 있다.
이 컴퓨터를 디자인한 이브 베하르는 "절대적 빈곤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라며 "이 같은 디자인에 참여할 기회를 어느 디자이너가 마다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과연 어디서 쓰일지 궁금할 정도로 촌스럽고 단순한 제품이다.
하지만 마실 물과 쉴 공간이 충분치 않은 빈곤국에서는 그 어떤 명품보다 유용한 것이 된다.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IHT)은 30일 '가난한 자를 위한 디자인'이 아프리카 남아시아 등 기본적인 삶조차 위협받는 척박한 토양에서 쓰임새를 발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빈곤층 디자인의 가장 큰 요건은 저렴한 비용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대나무,돌,깡통 등이 주요 재료가 된다.
전기 없이 손이나 발로 움직이면 금상첨화다.
대나무 페달이 달린 펌프 기계가 그 예다.
개발도상국 농민의 기술 혁신을 지원하는 국제개발기업(IDE)이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등에서 지하수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고안했다.
식량을 지원하기보다는 생산량을 늘리도록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셈이다.
전기 없이도 과일이나 채소를 오래 보관할 수 있는 '폿인폿쿨러'도 눈에 띈다.
흙으로 만든 항아리 사이에 젖은 모래를 넣은 단순한 구조다.
물이 증발하면서 내부를 시원하게 유지하도록 했다.
원주민의 경험과 디자이너의 기술이 합쳐져 만들어진 아이디어 제품이다.
복잡하고 정교할수록 각광받는 기존 디자인과 달리 빈곤층용 디자인은 이처럼 단순할수록 좋다.
커다란 바퀴 모양으로 생긴 물통 'Q-드럼'은 바닥에 굴려가며 옮길 수 있어 편리하다.
물이 부족한 남아프리카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단순한 발상으로 디자인만 바꿔서 다른 장치없이 활용성을 크게 높인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세라믹 소재로 만든 항아리 정수기도 실용화가 되어 아프리카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 정수는 전기가 필요없이 물을 자연적으로 정화시킬 수 있어 오지의 주민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이 제품은 항아리를 여러개 쌓아 물을 부어 넣으면 자연적으로 정수가 되도록 하고 있다.
'생명 빨대'는 오염된 물을 즉석에서 정수해 주는 빨대다.
콜레라 같은 전염병을 막아 줄 뿐만 아니라 사용법도 간편하기 그지없다.
이들은 대부분 국제 기구나 비영리 단체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이 선보인다.
'인간적이고 지속가능한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개발도상국과 빈곤국이 젊은 디자이너들의 새로운 무대로 태어나고 있다. 빈곤국 진출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면 '빈자를 위한 디자인'의 쓰임새를 염두에 둬야 할 것 같다.
이런 디자인은 빈곤국에서만 각광받는 게 아니다.
특유의 유용성과 저렴함으로 인해 선진국에서 관심을 갖는 경우도 늘고 있다.
'100달러짜리 컴퓨터'가 대표적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모든 어린이에게 컴퓨터 한 대씩(One Laptop Per Child)' 운동본부가 선보인 이 초저가 컴퓨터는 원래 개도국 어린이를 위해 고안됐다. 작지만 무선 랜 등 필수 기능을 갖춰 미국 정부도 자국 빈곤층에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손잡이를 돌려 충전할 수 있어 전기가 부족한 곳에서도 쓸 수 있다.
이 컴퓨터를 디자인한 이브 베하르는 "절대적 빈곤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라며 "이 같은 디자인에 참여할 기회를 어느 디자이너가 마다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