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이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구해 읽고 있는 번역도서 10권 가운데 믿을 만한 번역서는 1권도 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미문학연구회 번역평가사업단은 해방 이후 2005년 8월까지 남한에서 발간된 영미문학 작품 35종의 번역본 327종 중 25종만을 추천서로 선정했다.

이 중 영미문학연구회가 최고등급을 준 것은 11종('동물 농장' 8종,'보물섬' 2종,'채털리 부인의 사랑' 1종)에 불과했다.

남의 번역을 그대로 베끼거나 글을 약간 윤색하는 정도로 옮겨 놓은 표절본의 비중도 41%나 됐다.

특히 '파리대왕'은 1983년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나온 27종의 번역서 대부분이 표절본이거나 윤문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비해 '보물섬''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월든,숲속의 생활' 등의 경우에는 1990년대 이후에 나온 번역서가 다수 추천서로 선정됐다.

사업단은 새로운 세대의 전문가들이 번역문화를 조금씩 바꿔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