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더이상 '기회의 땅'만은 아니다‥이직률 최고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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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요즘 근로자들의 이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베트남 경제가 매년 7% 이상의 고성장을 누리면서 기업들끼리 인력 스카우트 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이곳 젊은이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어하는 호찌민 시내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인 SAVINA(사비나) 종업원들도 스카우트 대상이 되고 있다.
삼성의 초봉은 월 80달러로 베트남 내에서도 높은 수준.하지만 임금을 한푼이라도 더 주겠다는 기업이 있으면 두말 않고 옮겨 버리는 근로자들이 많아 인력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 회사 임영승 과장은 "요즘 베트남에는 외국 자본이 밀물처럼 밀려오면서 일자리가 크게 늘어 인력부족 현상이 심각하다"며 "사비나도 월 이직률이 15%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장을 구가하다 보니 1970~80년대 고도 성장기의 한국과 비슷하게 인력 부족난을 겪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임금이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섬유나 신발 등 노동집약적인 산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최저 임금이 지난해 큰 폭으로 인상됐다.
이들 산업은 최저 임금을 기준으로 임금을 산정하고 있다.
베트남의 최저임금 수준은 국내 기업과 외국 투자기업 간에 차이가 있고 지역별로도 3등급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 중 가장 높은 수준이 적용되는 호찌민과 하노이의 경우 2005년까지만 해도 최저 임금이 월 40달러(베트남 화폐 62만6000동)에 그쳤으나 지난해 40% 오른 55달러(87만동)까지 치솟아 중소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호찌민시 외곽에서 신발 제조업(근로자 5000명)을 하는 이영만 성현비나 사장은 "최저임금 수준은 1년 사이 공식적으로 약 40% 정도 올랐지만 시간 외 수당과 퇴직금,사회보장 보험료 등의 인상분을 합할 경우 실제 기업들이 지급하는 급여는 초봉을 기준으로 70달러에 가까워 사실상 75%가량 늘어난 셈"이라며 "이런 추세로 간다면 베트남은 얼마 안 가 '엘도라도(황금도시)'로서의 가치를 상실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김영웅 하노이 KOTRA 무역관장도 "베트남의 빠른 경제 성장으로 앞으로도 최저 임금이 계속 큰 폭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여 중소기업들의 경영은 갈수록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관리직의 임금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외국인 투자기업에 근무하는 관리직의 월평균 임금은 750달러로 현장 근로자의 87달러보다 9배나 많고 부장급 관리직은 연봉이 2만~3만달러에 달하는 고액 소득자다.
'제2의 중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경제가 급성장하면서 한국을 비롯 외국 자본들이 앞다퉈 진출하고 있지만 더 이상 기회의 땅만은 아니다.
김영웅 관장은 "중국에서 제조업을 하던 한국 기업들이 투자처를 베트남으로 돌리고 있다"며 "베트남 투자 상담을 위해 하노이 KOTRA 무역관을 찾는 한국 기업인이 한 달에 50여명에 달한다"고 최근의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은 임금 수준이 베트남보다 2~3배 높은 데다 강성 노동운동이 확산되고 있어 투자처로서 매력을 잃고 있다.
하지만 김 관장은 "베트남은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다"며 "한국의 중소기업이 단시일 내 투자액을 뽑겠다며 성급하게 덤비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여기에다 부정부패 만연으로 사업승인 단계에서 '급행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남북 간 지역 감정과 상이한 문화,도(道)·농(農) 간 빈부격차 심화도 향후 투자의 걸림돌로 꼽힌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
베트남 경제가 매년 7% 이상의 고성장을 누리면서 기업들끼리 인력 스카우트 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이곳 젊은이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어하는 호찌민 시내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인 SAVINA(사비나) 종업원들도 스카우트 대상이 되고 있다.
삼성의 초봉은 월 80달러로 베트남 내에서도 높은 수준.하지만 임금을 한푼이라도 더 주겠다는 기업이 있으면 두말 않고 옮겨 버리는 근로자들이 많아 인력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 회사 임영승 과장은 "요즘 베트남에는 외국 자본이 밀물처럼 밀려오면서 일자리가 크게 늘어 인력부족 현상이 심각하다"며 "사비나도 월 이직률이 15%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장을 구가하다 보니 1970~80년대 고도 성장기의 한국과 비슷하게 인력 부족난을 겪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임금이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섬유나 신발 등 노동집약적인 산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최저 임금이 지난해 큰 폭으로 인상됐다.
이들 산업은 최저 임금을 기준으로 임금을 산정하고 있다.
베트남의 최저임금 수준은 국내 기업과 외국 투자기업 간에 차이가 있고 지역별로도 3등급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 중 가장 높은 수준이 적용되는 호찌민과 하노이의 경우 2005년까지만 해도 최저 임금이 월 40달러(베트남 화폐 62만6000동)에 그쳤으나 지난해 40% 오른 55달러(87만동)까지 치솟아 중소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호찌민시 외곽에서 신발 제조업(근로자 5000명)을 하는 이영만 성현비나 사장은 "최저임금 수준은 1년 사이 공식적으로 약 40% 정도 올랐지만 시간 외 수당과 퇴직금,사회보장 보험료 등의 인상분을 합할 경우 실제 기업들이 지급하는 급여는 초봉을 기준으로 70달러에 가까워 사실상 75%가량 늘어난 셈"이라며 "이런 추세로 간다면 베트남은 얼마 안 가 '엘도라도(황금도시)'로서의 가치를 상실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김영웅 하노이 KOTRA 무역관장도 "베트남의 빠른 경제 성장으로 앞으로도 최저 임금이 계속 큰 폭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여 중소기업들의 경영은 갈수록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관리직의 임금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외국인 투자기업에 근무하는 관리직의 월평균 임금은 750달러로 현장 근로자의 87달러보다 9배나 많고 부장급 관리직은 연봉이 2만~3만달러에 달하는 고액 소득자다.
'제2의 중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경제가 급성장하면서 한국을 비롯 외국 자본들이 앞다퉈 진출하고 있지만 더 이상 기회의 땅만은 아니다.
김영웅 관장은 "중국에서 제조업을 하던 한국 기업들이 투자처를 베트남으로 돌리고 있다"며 "베트남 투자 상담을 위해 하노이 KOTRA 무역관을 찾는 한국 기업인이 한 달에 50여명에 달한다"고 최근의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은 임금 수준이 베트남보다 2~3배 높은 데다 강성 노동운동이 확산되고 있어 투자처로서 매력을 잃고 있다.
하지만 김 관장은 "베트남은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다"며 "한국의 중소기업이 단시일 내 투자액을 뽑겠다며 성급하게 덤비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여기에다 부정부패 만연으로 사업승인 단계에서 '급행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남북 간 지역 감정과 상이한 문화,도(道)·농(農) 간 빈부격차 심화도 향후 투자의 걸림돌로 꼽힌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