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의 차세대 성장사업인 선박 수리조선소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올랐다.

수리 조선사업을 총괄할 대표를 내정하는 한편 1억4000만달러를 투입해 본격적인 조선소 건립 공사에 나선 것.

한진해운은 1단계 공사가 끝나는 내년 4월부터 연간 130척가량을 수리,첫해에 52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뒤 2단계 공사가 마무리되는 2010년께는 연간 선박 수리 규모를 300척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한진해운은 이를 위해 최근 현대미포조선에서 수리조선 사업을 총괄했던 이규식 전 전무를 저장둥팡수조선유한공사 사장으로 내정했다.

저장둥팡수조선유한공사는 지난해 한진해운과 중국 측 합작 파트너인 순화해운이 50 대 50으로 투자해 세운 회사로,중국 상하이 양산항에서 20여km 떨어진 저장성 취산도에 17만평 규모의 수리조선소를 건설하고 있다.

이 사장 내정자는 취산도 건설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지난 3월 터파기 공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부지조성 작업에 들어갔다"며 "일단 내년 4월까지 30만t 및 15만t 규모의 도크 2개와 1900m 길이의 수리안벽 등 각종 시설물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총 면적 70만㎢로 서울 여의도 크기의 8배 정도인 취산도는 전 세계 선박의 집결지인 양산항 인근에 위치해 향후 발전성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진해운은 일단 첫해에 130척가량을 수리,척당 평균 40만달러씩 모두 52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2010년께 40만t 규모의 제3 도크를 준공,한해 처리대수를 최대 300척까지 끌어올려 글로벌 톱 수리조선소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한진해운은 이를 위해 1단계 공사가 끝나는 내년까지 국내외에서 2000~3000명가량을 고용키로 했다.

이 중 선박 수리에 필요한 핵심 엔지니어들은 한국에서 스카우트할 계획이다.

이 사장 내정자는 "현대미포조선을 비롯한 국내외 수리조선업체들이 잇따라 수리조선 사업을 접고 신조(新造·새 선박 건조)로 전환한 탓에 수리조선 산업은 심각한 공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수요가 많은 만큼 매출목표 달성은 물론 10~20%에 달하는 높은 영업이익률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점진적으로 취산도 수리조선소에서 단순 선박 수리뿐 아니라 신조에 버금가는 선박 개조사업도 벌일 계획이다.

예컨대 탱크선을 벌크선으로 전환하거나,3000TEU급 선박을 5000TEU 규모로 확대하는 작업 등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이 사장 내정자는 "전 세계 해운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선박 수리뿐 아니라 선박 개조 수요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주시하며 선박 개조 비중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취산도(중국 저장성)=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