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 이통사, SKT 리비전A 서비스 반대 한목소리
SKT "기술 검토중..현재 투자 계획 없다"


"2세대(G) 이동통신 시장의 지배력이 3G 시장으로 그대로 전이돼서는 안된다"(KTFㆍLG텔레콤)
"기술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 투자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SK텔레콤)
2G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SKT와 후발 이동통신사인 KTF와 LGT가 동기식 3세대 서비스인 'EV-DO 리비전A'를 놓고 한치의 양보 없는 샅바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는 SKT가 독점 사용중인 800MHz 대역을 활용, 3G 시장에서 리비전A를 상용화하기 위한 제반 환경이 무르익어 가면서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 SKT, 리비전A 투자하나 = 리비전A는 EVDO에 이은 동기식 최상위 기술로, 속도 면에서는 비동기식 3G 서비스인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보다 뒤지지만, 영상전화와 고속 무선데이터 등 핵심 서비스들은 HSDPA와 대등한 수준에서 제공할 수 있다.

현재 SKT와 KTF는 HSDPA 전국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LGT는 이르면 연말께 리비전A 전국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SKT는 800MHz 대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EVDO 전국망을 보유하고 있어 HSDPA망을 구축할 때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도 리비전A 망을 쉽게, 단시간내에 구축할 수 있다.

이에 비해 HSDPA망은 주파수 대역이 2GHz 대역이라 망 구축에 따른 투자비가 많이 들고 네트워크 최적화 작업 등에 리비전A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에 따라 KTF와 LGT는 작년부터 정부로부터 비동기식 3G 서비스인 HSDPA 사업권을 받은 SKT가 비동기와 함께 동기식 3G 서비스에 나설 경우 "2G 시장의 지배력이 3G 시장으로 그대로 전이될 뿐 아니라 비동기식 3G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SKT는 이에 대해 "기술적 차원에서 리비전A를 준비하고 있을 뿐 투자 계획은 없다"며 한발 물러서는 듯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SKT CFO 하성민 전무도 지난달 26일 1분기 실적 관련 전화회의에서 "리비전A 상용화에 대한 연구개발(R&D)은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 투자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이를 재확인 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3월말 SKT가 HSDPA 전국망 서비스에 나서면서 동기식 CDMA망(800MHz대역)과 비동기식 HSDPA망(2GHz 대역)을 차별적으로 발전시켜 가겠다는 네트워크 병행 전략을 밝힌 이후부터는 SKT의 리비전A 투자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LGT가 오는 6~7월께 동기식 3G 기술을 적용한 리비전A 단말기 2종을 출시하고 이르면 연말부터 독자 브랜드와 요금제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전국 서비스에 나서는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LGT는 연말까지 4천개의 리비전A 기지국을 세우고 연말께 영상통화가 지원되는 단말기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작년말께 삼성전자에 리비전A 장비 발주를 마친 SKT가 오는 9월을 전후로 리비전A 시범서비스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서서히 머리를 들고 있다.

◇ 정통부 설비설치 승인이 관건 = SKT가 리비전A 망을 구축하려면 정보통신부로부터 '중요 통신설비 설치승인'을 받아야 한다.

앞서 LGT는 작년 12월말에 정통부로부터 리비전A 구축을 위한 중요 통신설비 설치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LGT는 "애초 계획했던 2㎓대역의 동기식 IMT-2000 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1.8㎓대역에서의 동기식 IMT-2000 기술인 리비전A로 3G 사업을 진행키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중요 통신설비 설치 승인을 받은 것과 이미 비동기식 3G 사업권을 받은 SKT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KTF도 "SKT가 리비전A를 도입하려는 것은 비동기식 3G시장에 전력하고 있는 자사를 견제하는 목적 외에 2011년 6월 800MHz 주파수 사용 시한 만료를 앞두고 재분배 등에 대비한 기득권 유지 수단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T는 "언제든지 상용서비스에 나설수 있도록 기술적인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면서 "상용화 시점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또 "리비전A가 동일 기술의 진화이고, LGT의 전례에 비쳐볼 때 정통부가 승인을 거부할 요인이 없다"고 덧붙였다.

SKT의 리비전A 도입과 관련해 칼자루를 쥔 정통부는 "신청이 들어오면 법에 따라 검토를 한 후 결정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최근 SKT측으로부터 공식적인 의견을 들은 바가 없다"면서도 "신청이 들어오면 포괄적인 허가 정책과 전반적인 주파수 정책 방향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