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ㆍ서비스 경쟁력은 소비자 피드백에서 나와

'고객과의 접점을 좁혀라.' 휘발유, 이동통신에서 싸이월드의 미니홈피까지 SK 주력 계열사들이 제공하는 제품 및 서비스 경쟁력은 소비자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한다.

SK그룹이 단순한 모니터 그룹이 아닌 '프로슈머' 고객 그룹에 목을 매는 이유다.

SK㈜는 'OK캐쉬백을 연구하는 모임'(일명 오사모)을 통해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키고, OK캐쉬백을 활성화하고 있다.

1999년 6월 론칭한 OK캐쉬백은 회원수만 2600만에 달하는 국내 최대 마일리지 서비스로 꼽힌다.

'오사모'는 OK캐쉬백의 사업 현안과 이슈를 대학생들에게 과제로 출제하도록 하고, 새로운 OK캐쉬백 서비스를 사전에 점검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까지 총 3기를 운영해 오면서 진행한 수행 과제로는 '20대 적립 서비스에 대한 선호도 조사 및 캐쉬백 개선점', '20대 선호 업종 중 캐쉬백 적용 가능 업종 및 특정 가맹점 추천', '10~20대의 캐쉬백 쿠폰 고객화에 적합한 적립모델 제시' 등이 있다.

SK텔레콤은 2005년부터 'TTL 투모로우 크리에이터'라는 기업 참여형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SK텔레콤 커스터머 마케팅부문 박만식 부문장은 "이 프로그램은 젊은이들에게 미래 준비를 지원함으로써 고객과 회사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산·학 협력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에서 운영하는 대학생 모니터 집단인 '머커스(Muckers)'도 기존 프로슈머에서 진일보한 마케팅 기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머커스'는 상품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소비자를 탐구하고,그들과 함께 생활하며 잠재적 니즈를 파악하는 것을 주요 임무로 삼고 있다.

즉 SK네트웍스 마케팅의 타깃인 1318(13~18세), 1924(19~24세), 2932(29~32세) 세대는 머커스 자신들인 만큼 스스로의 니즈를 실제 사업 현장에서 파악, 각종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게 '머커스'의 최대 역할인 셈이다.

네티즌 커뮤니티 활성화가 지상 과제인 SK커뮤니케이션즈의 경우 고객 밀착 마케팅에 가장 열을 올리고 있다.

소비자(네티즌)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바로 회사의 핵심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싸이월드가 최근 오픈한 홈페이지 2.0 서비스 '홈2'의 배경에는 '팩토리'가 있다.

'팩토리(c2.cyworld.com)'는 싸이월드가 홈2 서비스 초기 기획을 진행하던 작년 5월 네티즌의 직접 참여와 의견 수렴을 위해 싸이월드가 별도로 오픈했던 온라인 공간.

'팩토리'에는 현재 41만명의 네티즌이 방문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각 게시물마다 게시자의 소속과 이름을 밝히고, 업무 모습을 편집한 사진을 공개하는 등 기업과 고객이 아닌 1인 미디어 이용자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게 '팩토리'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또 하나의 프로슈머 그룹 '싸이매니아'는 싸이월드 서비스 개선을 위해 내부에서 인지하지 못한 기회·위험 요인을 발견하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제도다.

2004년 6월 첫 출범해 현재 5기까지 활동 중이다.

'싸이매니아'는 1년에 약 2번 모집하고 있으며, 참여 회원은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

'싸이매니아'들은 25명의 싸이월드 직원들과 함께 싸이월드 매니아 전용 온라인 클럽을 통해 활동한다.

격월로 열리는 정기모임을 통해 싸이월드에 대한 생생하고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는 게 이들의 주요 임무다.

'싸이매니아'의 공적으로 꼽을 만한 마케팅 성공사례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싸이 미니홈피에서 공개 설정을 할 수 없었던 '갤러리/방문자 게시판/다이어리'가 여러 개의 폴더 생성이 가능해진 것이나, 폴더별로 공개 설정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 등이 대표적이다.

또 방명록에 특별한 배경을 넣을 수 있도록 만든 것도 역시 '싸이매니아'의 작품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