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평가단 '명가연' 운영… 인테리어ㆍ조경 등 의견 적극 반영

주부가 집을 만든다? 쉽게 믿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동부건설에서는 가능한 일이다.

동부건설은 '센트레빌'의 상품 자문을 주부평가단인 '명가연(名家硏)'에 맡긴다.

올해 2기를 맞는 명가연은 건축, 인테리어, 조경 분야로 나눠 전문성을 지닌 주부 10명으로 구성됐다.

동부건설 디자인팀이 이들의 지적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당연지사.

명가연의 주제별 토론과 발표가 수차례 이어진 뒤 "커뮤니티 시설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오자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 '센트레빌 시티'. 이뿐만 아니라 명가연이 내놓은 "세대별 평면구성을 해보자"는 제안은 저작권 등록마저 이뤄져 아파트 건설 초기 단계부터 적극 반영되고 있다.

적극적인 고객 중심 경영은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

최근 김 회장은 "동부그룹이 1969년 후발기업으로 창업해서 비교적 짧은 기간에 재계 10위권 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고객들이 보내준 사랑과 신뢰 덕분이었다"며 고객 중심 경영을 거듭 강조해 오고 있다.

김 회장이 주창한 '고객에게 다가가자'는 경영철학은 시스템 개선으로 바로 이어지고 있다.

동부건설은 2005년 말 기존의 AS팀을 고객만족팀(CS)으로 확대개편해 고객시스템을 강화했다.

센트레빌 CS팀이 현재 관리 중인 단지는 모두 20여개.8000여가구의 주민으로부터 크고 작은 불만사항과 요구사항이 인터넷과 자동응답전화(ARS)에 접수되면 실시간 '서비스'가 시작된다.

서비스의 제1단계는 종합 데이터베이스(DB) 서버 등록. 불만사항 기록을 누적해 모든 접수 현황과 처리과정이 관리된다.

서비스 진행 상황을 고객에게 SMS서비스를 통해 문자로 바로바로 알려주는 일련의 단계별 서비스는 전체 DB관리를 통해 본사와 현장 실무자, 협력업체가 고객의 요구사항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차후 서비스 개선에 반영된다.

특히 동부건설은 센트레빌 신규 입주자를 위해 세대청결 서비스 제도(뷰티빌)를 운영, 매트리스 진드기 청소, 주방과 욕실 청소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이 밖에도 담당자의 책임감 있는 업무처리를 위해 담당자 실명제를 실시하고, 고객과의 '즐거운' 대면을 위한 정례적인 고객만족 교육까지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고객서비스 업무 조직을 통합해 '고객지원실'로 확대 개편한 동부하이텍 농업부문은 올해를 본격적인 고객만족 경영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한국 농업을 지탱하는 최대 기업'이라는 취지로 상품 개발단계에서부터 고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고객지원실의 주된 목표. 작물보호제와 비료, 종자와 농자재 등 영농에 필요한 필수 자재들을 공급하고 있는 농업부문을 총괄지휘하는 곳이 고객지원실의 임무가 됐다.

상품개발팀과 기술서비스팀, 마케팅팀으로 구성된 고객지원실은 중부, 충청, 영남, 호남 등 전국 4대 권역의 기술서비스센터 운영을 강화했다.

또 연구소의 '전유물'로 생각되던 상품개발 업무를 가져와 고객의 요구에 맞는 상품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조직을 정비했다.

동부하이텍 농업부문은 앞으로 상품 개발과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고객지원실 산하에 고객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동부하이텍은 또 그간 사업부별로 운영되던 전화상담 시스템을 과감히 버리고, 통합콜센터를 구축해 신속하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동부그룹은 국민스포츠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2005년 남자 프로농구단을 인수하고 동부문화재단을 통해 장학사업 등 사회공헌 사업을 벌여 고객과의 교류를 늘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