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작가 설경철씨(51)가 4~13일 서울 청담동 박영덕 화랑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설씨는 책이나 악보 위에 타자기,나비,시계,바이올린 등 다양한 오브제를 놓고 각각의 대상에 초점을 맞춰 마치 사진처럼 생생하게 그린 하이퍼리얼리즘(극사실실주의·hyperrealism) 작가다.

'책으로부터(From a book)'라는 주제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는 '에피소드(From a bookㆍ80×50cm)'시리즈 24점을 연결시켜 보여준다.

책의 객관적인 물성을 톡특하게 시각화한 작품들이다.

요즘 미술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극사실주의 미학을 탐색해보는 자리다.

'에피소드'는 책위에 서로 다른 대상들의 엉뚱한 조합을 통해 화면을 소설적으로 구성,관람객에게 창의력과 발상의 전환을 유도하는 작품이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시각적인 비유가 묻어 있다.

1980년대작'음×색'시리즈는 흑백 악보 위에 7개의 무지개 색을 정교하게 조합한 작품.음악과 미술의 아름다운 '동행'을 표현한 이 작품은 인간의 최종 목표가 '하모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설씨는 "고영훈씨가 은유적으로 책위에 돌,강변에서 죽은 새의 날개,버려진 깡통 등의 이미지들을 조합해 사회성이나 환경적인 문제들을 꼬집는다면 내 작업은 사실성과 보존성이라는 객관적 물성을 갖고 있는 책과 물체를 직설법적으로 연관시켰다"고 말했다.

가격은 50호(116.8X80.3cm)크기가 점당 1000만~1200만원이다.

(02)544-8481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