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합 인터넷쇼핑몰의 '원조'인 인터파크.이 회사가 3일부터 온라인 장터(오픈 마켓)인 옥션에 입점한다고 선언했다.

인터파크는 옥션의 '식품-농수축산물' 카테고리 내에 '인터파크마트' 코너를 만들고 식품과 생활용품 6000여종을 판매하기로 했다.

인터넷쇼핑몰과 온라인 장터는 같은 인터넷 공간을 무대로 소비자에게 상품을 팔아온 경쟁 업종.인터넷몰 '1호' 기업인 인터파크에 앞서 H몰과 CJ몰 등 다른 인터넷몰들도 오픈 마켓 입점을 확정했거나 추진 중이다.

현대홈쇼핑의 인터넷쇼핑몰인 H몰은 조만간 G마켓과 전략적 제휴나 조인식을 맺고 이르면 이달 내 G마켓에 입점할 예정이다.

CJ홈쇼핑의 CJ몰도 옥션 입점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주요 인터넷몰이 속속 오픈 마켓에 들어서고 있는 것은 두 업종 간의 마켓 파워 경쟁이 오픈 마켓의 '완승'으로 귀결됐음을 보여준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인터넷쇼핑몰은 제조·생산 업체들로부터 직접 조달한 물건만을 판매,소비자들에게 믿을 만한 제품을 공급해왔지만 그에 따른 판매관리 비용 등의 부담으로 오픈 마켓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뒤처져왔다.

'신뢰성 있는 상품 공급'에 초점을 맞춘 인터넷몰에 비해 '누구나 판매자가 될 수 있다'는 오픈 마켓의 판매 전략은 양대 업종 간의 시장규모를 벌려놓는 데 결정타로 작용했다.

판매 품목 구색에서 비교가 안될 정도로 오픈 마켓이 인터넷몰을 압도한 것.지난해 인터넷쇼핑몰의 거래금액이 3조6688억원으로 오픈 마켓(4조8237억원)에 크게 밀린 게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반면 오픈 마켓들도 나름의 고민이 없지 않다.

일정한 등록 조건을 부과해 판매자를 관리하고는 있지만,원칙적으로 누구나 판매자가 될 수 있도록 공간을 개방하다보니 품질 서비스 신뢰 등의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오픈 마켓들이 인터넷몰들을 속속 입점시키고 있는 건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처방인 셈이다.

인터넷몰로서는 판로를 확대할 수 있어 서로 '윈윈'효과가 기대되는 셈이다.

우선 인터넷쇼핑몰은 오픈 마켓의 높은 거래량(트래픽)을 이용해 성장 정체란 난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오픈 마켓은 상품이 더욱 다양해져 쇼핑 포털로의 입지를 굳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이용자들은 종합쇼핑몰이라는 믿을 만한 공급자로부터 다양한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된 게 매력이다.

옥션 관계자는 "이번 제휴를 통해 달걀 유제품 등 신선도 유지 문제로 그동안 온라인 장터에서 취급하기 어려웠던 신선식품과 정육 채소 등 소포장 상품을 판매할 수 있어 고객의 편의성을 한층 높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터파크마트는 1700만명에 달하는 옥션 회원을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성장의 새 돌파구를 마련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종합쇼핑몰 업체와 오픈 마켓은 실적 향상을 위해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고객 확보 문제에 봉착한 인터넷쇼핑몰이 새로운 판로인 오픈 마켓에 진출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