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출신의 세계적인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이 월스트리트저널을 발행하는 다우존스를 67%의 프리미엄을 얹은 5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하고 나섰다.

다우존스의 대주주인 밴크로프트 가문은 일단 제의를 거절했지만 이를 계기로 미국 신문산업이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머독 회장은 다우존스의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지난달 18일에 앞서 인수를 제안했다.

인수금액은 주당 60달러로 총 50억달러.지난달 30일 다우존스 시가총액과 비교할 때 67%나 높은 파격적인 수준이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1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주가는 54.69%나 폭등했다.

머독 회장은 "이번 제안은 아주 우호적이며 돈을 아끼지 않은 제안"이라며 "다우존스의 대주주인 밴크로프트 가문과 2∼3주 후에 만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 제안을 검토해온 밴크로프트 가문은 이날 다우존스를 통해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밴크로프트 가문은 다우존스 주식 24.7%를 갖고 있지만 의결권이 많은 주식을 주로 보유해 의결권은 64.2%에 달한다.

월가에서는 밴크로프트 가문이 제안을 보름 이상 검토했다는 점을 들어 매각 의사가 상당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매각 의사가 없다기보다는 다른 인수희망자를 끌어들여 매각 가격을 더 높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125년 역사를 가진 다우존스와 미국의 대표적 경제지이자 발행부수 2위인 월스트리트저널이 매각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셈이다.

다우존스는 월스트리트저널과 배런스,마켓워치 다우존스뉴스와이어 등을 운영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머독 회장이 다우존스 인수를 통해 미국 내 신문산업을 강화하고 다우존스 콘텐츠를 활용,방송사업을 확장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영국과 호주에선 주요 신문을 갖고 있는 머독 회장은 미국에서는 뉴욕포스트만을 소유하고 있어 추가 인수가 점쳐져 왔다.

또 올 하반기에 개통할 CNBC에 대항하는 경제전문 방송인 폭스 비즈니스 뉴스채널에 다우존스의 콘텐츠를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이를 계기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미국 신문산업이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상당하다.

일부에서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과 로이터 블룸버그통신 워싱턴포스트 등이 다우존스 인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한편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블룸버그통신 등도 피인수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