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ㆍ하이트맥주까지 장부 다 뒤져...국세청, 골드만삭스 세무조사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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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골드만삭스에 대한 심층(특별) 세무조사를 위해 사전에 진로와 하이트맥주를 세무조사하는 등 철저히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로는 골드만삭스의 주요 투자대상이었으며 하이트맥주는 2005년 진로를 3조4000억원에 인수한 기업이다.
국세청은 또 지난해 6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예금보험공사로부터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외국계 투자은행(IB)에 매각한 부실채권 내역을 넘겨받아 내사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 2일자 A1,5면 참조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2006년 9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진로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진로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중순 법정관리를 벗어난 직후 세무조사를 받았다"며 "당시 국세청은 골드만삭스 등 외국인 투자자들에 나갔던 채권 이자에 대한 원천징수 이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봤으며 회사 영업사항 등에 대해선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조사가 골드만삭스를 겨냥하면서 진로에는 세금이 추가로 부과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진로는 2003년부터 3년간 법정관리 상태에서 법원의 관리감독을 받았기 때문에 세금을 탈루하거나 누락할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세무업계 관계자는 "통상 법정관리가 끝나면 채권단이 투명하게 투자하고 이익을 받았는지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가 이어지는 게 일반적"이라며 "국세청은 당시 골드만삭스가 진로로부터 받은 채권 이자와 원금에 대한 탈세 여부를 사전 조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또 진로를 인수한 하이트맥주에 대해서도 2005년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세무조사를 벌였다.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국세청이 지난해 4월까지 세무조사를 해 200억원가량을 추징했다"며 "정기 조사였으며 골드만삭스와는 직접적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무업계에선 조사가 진로 매각(2005년 8월 종료)이 끝난 직후에 실시된 점과 관련,진로의 주요 채권자였던 골드만삭스에 대한 간접적 조사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즉 국세청은 2005년 8월 진로 매각이 끝나자 2005년 12월~2006년 4월 하이트맥주→2006년 9~12월 진로 조사를 통해 각종 자료를 수집한 뒤 2006년 11월 골드만삭스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지난해 6월 말 캠코와 예보로부터 1998년부터 2000년까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JP모건 론스타펀드 등 외국계 자본에 매각한 부실 채권의 내역을 요구해 제출받았다.
당시 국제입찰을 통해 팔린 부실채권은 모두 6조828억원 규모로 매각액은 액면가의 26.3%인 1조6026억원이었다.
골드만삭스도 캠코에서 진로 채권을 포함한 부실채권 1조4600억원가량을 2740억원에 사들였다.
국세청은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채권의 계약서 및 채무자,채권의 종류,액면가,입찰금액 등을 분석해왔으며 내사를 거쳐 외국계 투자은행 10여곳에 대한 과세자료 검증을 이미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