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균형위 '법인세 경감'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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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기업의 법인세 경감 문제를 놓고 재정경제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충돌하고 있다.
균형위는 지방기업 법인세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정책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재경부는 세수감소 및 재정부담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수 차례 협의를 가졌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당초 지난달까지 내놓기로 했던 2단계 국가균형발전계획 정부안은 시한을 넘겼으며 이달 중에도 마련되지 않을 공산이 커졌다.
이는 균형위가 애초 실무 부처인 재경부의 의견을 구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추진한 탓이라는 지적이다.
◆협의 석 달째 겉돌아
균형위 관계자는 "지방기업 법인세 경감문제를 놓고 지난달까지 재경부와 여러 차례 협의를 가졌지만 마무리짓지 못해 좀 더 논의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현재로선 언제 절충점을 찾게 될지 예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균형위가 지방기업에 대한 법인세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춰주겠다는 구상을 발표한 것은 2월7일.균형위는 현재 13~25%인 법인세율을 지방기업에 대해선 줄여주는 방안과 지방이전시 감면폭을 높이거나 감면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균형위는 수도권 소재 기업이 지방으로 옮길 경우 법인세 감면기간을 7년(5년간 100%,2년간 50%)에서 최대 30년으로 늘리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었다.
균형위는 이런 구상을 3월까지 관계부처(재경부)와 협의해 세부추진 방안을 마련,4월 중 국무회의에서 정부안을 확정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재경부 "세율인하 불가"
재경부는 "균형발전을 위해 지방기업 부담 경감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세수감소와 재정부담을 종합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인세수는 2005년 기준 24조원이며 이 중 지방기업이 낸 세금은 4조원에 그친다.
만약 지방기업에 대한 혜택이 지나치게 클 경우 수도권기업의 지방 탈출로 인한 세수감소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재경부는 일단 법인세율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는 균형위와의 실무 협상 창구로 지난달까지는 법인세제과를 내세웠으나 최근 들어 조세지출예산과로 바꿨다.
법인세과가 법인세율 등을 담당하는 것에 비해 조세지출예산과는 특례 등을 맡는 과다.
세제 전문가들은 재경부의 이 같은 조치가 법인세율 인하 대신 감면기간 일부 연장 수준에서 협의를 끝내려는 생각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재경부는 특히 지방기업에 대해서만 법인세율을 낮춰주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지역발전 정도 등에 따라 지역별 차등화를 두는 것은 더더욱 문제의 소지가 클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