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주식 금액 150억원'

'가치투자의 대가'

'현대약품 지분 18%의 최대주주'

박성득씨(51)는 일반투자자들에게 이미 입지전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15세 때 식당 보조로 출발,대형 일식집을 운영하다가 주식에 뛰어들어 큰 돈을 번 박씨의 인생유전이 그를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

최근 코스닥 상장사인 대원산업의 지분 5.05%를 취득해 다시 화제가 된 박씨를 지난달 28일 부산의 개인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단기 차익만을 노리는 다른 슈퍼개미들과 나는 다르다." 박씨는 자신을 슈퍼개미로 부르지 말아 달라며 이같이 말문을 열었다.

박씨는 "대원산업 경영에 참여하기 위해 지분을 매입했다"며 "대원산업의 주식을 샀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급등해 작전세력으로 오해를 살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또 "개인 큰손이 주식을 샀다는 이유만으로 추격매수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아주 위험한 방식이다.

실제로 이런 점을 노려서 반짝 차익실현을 하는 이른바 '먹튀 슈퍼개미'들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투자전략에 대한 질문에 박씨는 "이것이 내 투자 전략의 답"이라며 계산기를 꺼내보였다.

늘 계산기를 갖고 다니며 자신이 투자하는 기업의 재무제표와 투자지표를 항상 외우며 계산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계산기 없이 주식 투자를 한다는 것은 배우자 고를 때 얼굴도 모르고 만나는 것과 같다.

재무제표와 투자지표에 무지한 일반투자자가 많다"며 꼼꼼한 자료 분석을 권했다.

또 주가의 단기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는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업종의 우량주를 연금 붓듯이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투자 종목을 추천해 달라는 부탁을 늘 거절한다며 "자기가 아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막연한 소문을 듣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이익이 된다"고 밝혔다.

증권금융으로부터 10억원 이상의 빚을 내 대원산업 주식에 투자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된 '레버리지 투자'에 대해 박씨는 "일반 펀드도 다른 투자자들의 돈을 모아 투자하는 것 아니냐"며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증시에 대해 철저하게 공부하며 준비한 투자자라면 레버리지 투자는 좋은 투자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그러나 "별다른 준비 없이 뛰어드는 소액투자자들이 이런 방식을 쓰면 불에 뛰어드는 나방 격"이라고 경고했다.

박씨는 현대약품 주식 매입과 관련해선 "재무건전성이 뛰어나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이라며 "적정 주가 3만2000원에 이를 때까지 계속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약품은 2일 0.36% 하락한 2만7500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 '슈퍼개미 박성득의 주식투자 교과서'라는 책을 내기도 한 박씨는 경남 김해시의 월세 15만원짜리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다.

박씨는 "집은 살기 편하기만 하면 되지 재테크의 수단이 돼선 안 된다"며 "주식이야말로 훌륭한 재테크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