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2일 참여정부 출범 후 양극화가 심화되지 않았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참여정부 들어 빈곤은 둔화되고 있고 소득분배 효과는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새로운 통계를 들고 나온 것이다.

구체적인 숫자도 동원됐다.

도시 근로자의 경우 최저생계비를 기준으로 한 절대적 빈곤율은 참여정부 출범 첫해인 2003년 6.1%에서 2006년 5.7%로 소폭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소득분배의 적정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사용하는 가처분 소득을 기준으로 보면 악화되지 않았고,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로 나눈 소득5분위배율 역시 악화속도가 미미하다고 강조했다.

양극화가 심화되지 않은 원인은 참여정부가 시종일관 추진해온 복지정책의 결과라는 분석도 뒤따랐다.

정부예산 중 사회지출이 28%로 역대 어느 정부보다 높았고,이 결과 빈곤율을 정체시키고 소득분배를 개선시키는 효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줄곧 참여정부가 시인해 온 양극화 심화를 정면으로 부정한 것과 다름없다.

노무현 대통령도 "민생문제가 가장 아프다"면서 양극화의 극복을 참여정부의 최대 과제로 얘기해온 터였다.

참여정부의 실정(失政)이자,유일한 아킬레스건이었던 양극화 문제마저 공개적으로 부정한 것이다.

과연 그러한가라는 문제는 차치하고,이러한 자료가 공개적으로 나올 수 있는 뱃심은 어디에 있을까.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이후 국정수행 지지율이 안정적으로 30% 중반을 넘어서면서 지나칠 정도의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옛 지지층이 복원됐고 한나라당의 지리멸렬함을 공개적으로 비판할 정도로 여유를 되찾으면서 자신감을 넘어 자만에 빠지고 있지 않은가라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하지만 참여정부에 대한 세간의 인심은 아직 싸늘하다.

아직도 청년실업을 비롯한 고용안정과 자영업자의 아픔은 치유되지 않고 있다.

민생문제도 현재진행형이다.

양극화 극복을 얘기하기에는 너무 빠르지 않은가라는 것이 저잣거리의 인심이다.

정부가 좀 더 몸을 낮추고 겸손하게 민심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심기 정치부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