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일 2009년 상반기에 5만원권과 10만원 고액권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하면서 국민들의 관심은 화폐 실물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에 모아지고 있다.

특히 최대 관심은 화폐 앞면에 어느 인물이 등장할지 여부다.

초상인물 선정 등 새로 발행될 고액권과 관련된 궁금증들을 알아본다.

◆어떤 인물이 지폐를 장식할까

한국은행은 한은 부총재를 의장으로 하는 화폐도안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9~10월까지 화폐 앞면을 장식할 인물초상과 뒷면의 보조 소재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전문가집단 설문조사를 통해 일단의 후보군을 정한 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표본조사를 거쳐 2~3명으로 압축하고 자문위원회에서 최종후보를 선정하게 된다.

한은이 2004년 화폐 초상과 관련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세종대왕과 함께 다산 정약용,신사임당,장영실,김구 등이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그동안 고액권 초상인물로 가장 많이 거론됐던 인물은 백범 김구다.

한은도 한 때 10만원권에 백범의 초상을 쓰기로 내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고액권에는 최초로 여성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여성 가운데는 신사임당과 유관순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신사임당은 새 5000원권 발행 때 아들인 율곡 이이 대신 유력하게 검토된 적이 있어 5만원권 후보로 재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여성 인물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 단계에서 결정된 것은 없지만,의논 과정에서 충분히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액권의 크기와 색깔은?

한국은행은 작년 초와 올해 초 새 5000원권과 1만원,1000원권을 발행하면서 향후 고액권 발행까지 염두에 두고 화폐를 도안했다.

현재 유통 중인 새 지폐의 크기는 세로가 68mm로 고정돼 있고 가로 길이는 6mm씩 권종 간 차이를 두도록 돼 있다.

현재 새 1만원 지폐(가로 148X세로 68mm)를 기준으로 새 1000원권은 가로가 136mm,새 5000원권은 142mm다.

이에 따라 향후 도입 예정인 5만원권은 가로 154mm,10만원권은 가로 160mm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바탕색은 5만원권이 따뜻한 색 계열로,10만원권은 차가운 색 계열로 결정될 공산이 크다.

새 1000원권은 청색,새 5000원권은 적황색,새 1만원권은 녹색 등으로 차가운 색과 따뜻한 색이 교차하고 있는 연장선상이다.

5만원권은 노란색이나 붉은색 계통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있고,10만원권은 1만원권과 같은 녹색 계열이나 청보라색,또는 회색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은은 "권종구분을 위해 보색을 교차 적용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설명했다.

◆ATM에서도 찾을 수 있을까

은행의 ATM 등 자동화기기에서 5만원과 10만원권을 사용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 ATM을 통해 10만원 자기앞수표를 사용할 수 있는 만큼 고액권이 발행되더라도 당연히 기기 사용을 열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고액권의 경우 입·출금 과정에서 각종 금융사고와 범죄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유통을 제한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이에 대해 이성태 총재는 "고액권의 자동화기기 이용 문제는 화폐 취급기기를 운영하는 은행이나 다른 민간부분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한은도 은행권과 함께 신중히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