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혀온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범여권이 5월 중 '빅뱅'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통합 작업에 전혀 성과를 내지 못하자 당을 지탱해왔던 양대 축인 정동영 김근태 전 의장은 일제히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통합신당모임과 민주당은 독자 행보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고,친노세력도 결집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또 다른 진영에서는 전문가그룹 중심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범여권이 일단 열린우리당과 통합신당모임,민주당,민생정치모임,정동영 그룹,김근태 그룹 등으로 쪼개진 뒤 세력 간 협상을 거쳐 다시 뭉치는 수순을 밟게 될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은 3일 "통합 신당을 주창한 입장에서 열린우리당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것은 맞지 않는 일"이라며 열린우리당 경선 불참 입장을 밝혔다.

정 전 의장은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필요하면 결단할 것"이라며 "당이 다른 사람을 영입하는 것이 아니라면 불가피한 절차가 아니겠느냐.지금은 (탈당을) 통합으로 가는 절차적 의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근태 전 의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달 말까지 대통합 신당을 위한 가시적 성과가 있어야 한다"며 "지금은 기득권 포기 결단이 중요하고 당적 문제는 그 때 가서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대 계파의 수장인 두 사람이 당적 정리 의사를 내비치면서 열린우리당은 사실상 와해 국면으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실제 두 사람이 탈당을 결행하면 50명가량의 의원들이 집단으로 탈당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현재 108석인 열린우리당은 친노그룹과 중도파,비례대표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50석 안팎의 정당으로 쪼그라들게 된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내 초·재선 의원들의 모임인 '처음처럼'은 이날 성명을 통해 당 지도부와 대권후보군,민주당,시민사회세력이 제3지대 창당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통합신당모임의 독자 신당 창당에 대해서도 "분열을 고착화할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오는 7일 신당을 창당할 예정인 통합신당모임은 지도체제를 신당모임과 시민사회세력이 한 명씩의 대표를 내세우는 공동대표 체제로 정하는 등 창당 일정을 가속화하고 있다.

민주당도 '세력중심 통합론'을 외치며 세 불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장성민 전 의원은 이날 "민주개혁 진영의 40∼50대 전문가 300여명을 규합해 다음 달 초 신당을 창당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법조계,중견기업가,문화계,학자그룹 200여명이 신당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