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갈팡질팡 … 김회장 '논현동 폭행' 수사여부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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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서에서 논현동 (폭행의혹) 사건을 (수사) 하든 말든 우리는 지난달 사건으로만 끝까지 간다. 병합수사는 안 할 것이고,구속영장도 이 건으로만 간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연루된 '보복폭행 의혹사건'과 관련,장희곤 서울 남대문경찰서장의 3일 오후 브리핑 내용이다.
하지만 이는 불과 세 시간 전 주상용 경찰청 수사국장의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주 국장은 "김 회장의 논현동 폭행의혹 사건과 이번 사건을 병합해 사법처리할 수 있다"고 명확히 밝혔다.
장 서장은 이에 "국장님은 이번 수사에 대한 정확한 지식도 부족하고 수사에 대한 감도 수사 책임자보다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수사를 현장에서 지휘하는 사람은 수사국장이 아니라 바로 나"라고 강조했다.
늑장 수사 논란이 일고 있는 경찰에 지휘체계까지 혼선이 일고 있는 것이다.
사실 경찰 내부의 혼선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1일 실시된 김 회장의 가회동 자택 압수수색에서는 영장이 발부될 것이라는 사실이 전날 언론에 공개됐다.
압수수색 두 시간 전부터 한화 직원들은 김 회장 집 앞에 모여들었고,압수수색이 시작되기 20여분 전에는 한화 측 변호사 세 명이 김 회장 자택으로 들어가기까지 했다.
증거 인멸을 막고 남은 물증을 찾기 위한 압수수색의 취지가 무색해질 정도였다.
압수수색을 실시한 강대원 서울 남대문경찰서 수사과장은 "이미 언론에 보도된 것이 작용해 한화 측이 미리 뭔가 조치를 해 놓은 것 같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 때문에 경찰과 피의자 간 '사전협의' 의혹까지 나돌기도 했다.
경찰은 또 2일에는 김 회장이 쇠파이프를 휘둘렀다고 피해자들이 진술한 청계산 공사장을 현장조사하기로 했으나 중단했다.
비공개로 실시하기로 한 현장조사 계획이 사전에 유출돼 G가라오케 방문 장면이 언론에 생중계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에는 관련 증거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서둘러 김 회장을 소환조사했다.
9시간 넘게 걸린 밤샘조사에서 경찰이 확인한 내용은 김 회장이 사건 당일(지난 3월8일) 서울 북창동 S유흥주점에 갔다는 사실 뿐이었다.
이 밖에 피의자 진술에만 의존한 지난달 30일 중간 수사 발표는 정상명 검찰총장으로부터 "피의사실 공표의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연루된 '보복폭행 의혹사건'과 관련,장희곤 서울 남대문경찰서장의 3일 오후 브리핑 내용이다.
하지만 이는 불과 세 시간 전 주상용 경찰청 수사국장의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주 국장은 "김 회장의 논현동 폭행의혹 사건과 이번 사건을 병합해 사법처리할 수 있다"고 명확히 밝혔다.
장 서장은 이에 "국장님은 이번 수사에 대한 정확한 지식도 부족하고 수사에 대한 감도 수사 책임자보다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수사를 현장에서 지휘하는 사람은 수사국장이 아니라 바로 나"라고 강조했다.
늑장 수사 논란이 일고 있는 경찰에 지휘체계까지 혼선이 일고 있는 것이다.
사실 경찰 내부의 혼선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1일 실시된 김 회장의 가회동 자택 압수수색에서는 영장이 발부될 것이라는 사실이 전날 언론에 공개됐다.
압수수색 두 시간 전부터 한화 직원들은 김 회장 집 앞에 모여들었고,압수수색이 시작되기 20여분 전에는 한화 측 변호사 세 명이 김 회장 자택으로 들어가기까지 했다.
증거 인멸을 막고 남은 물증을 찾기 위한 압수수색의 취지가 무색해질 정도였다.
압수수색을 실시한 강대원 서울 남대문경찰서 수사과장은 "이미 언론에 보도된 것이 작용해 한화 측이 미리 뭔가 조치를 해 놓은 것 같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 때문에 경찰과 피의자 간 '사전협의' 의혹까지 나돌기도 했다.
경찰은 또 2일에는 김 회장이 쇠파이프를 휘둘렀다고 피해자들이 진술한 청계산 공사장을 현장조사하기로 했으나 중단했다.
비공개로 실시하기로 한 현장조사 계획이 사전에 유출돼 G가라오케 방문 장면이 언론에 생중계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에는 관련 증거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서둘러 김 회장을 소환조사했다.
9시간 넘게 걸린 밤샘조사에서 경찰이 확인한 내용은 김 회장이 사건 당일(지난 3월8일) 서울 북창동 S유흥주점에 갔다는 사실 뿐이었다.
이 밖에 피의자 진술에만 의존한 지난달 30일 중간 수사 발표는 정상명 검찰총장으로부터 "피의사실 공표의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