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굿모닝시티 쇼핑몰 사기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했을 때 사람들은 굿모닝시티가 끝장났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3000여명의 계약자들은 투자원금의 약 13%만 받고 나앉을 처지였죠."

굿모닝시티 법정관리인 길순홍(63) 사장은 3일 "사기분양의 대명사였던 굿모닝시티가 재기에 성공해 1년만 있으면 정식 개장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때마다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굿모닝시티 게이트'는 최초 사업시행자인 윤창렬씨가 1조원에 가까운 회사자금 중 수백억원을 횡령하고 이 돈으로 ㈜한양을 인수하면서 정·관계에 로비를 벌인 사건이다.

이 사건은 상가 개발시장에는 선시공 후분양제가 등장하는 긍정적 발판을 마련했고,사업시행자였던 윤씨는 징역 10년형을 받으면서 마무리됐다.

"사건발생 당시 계약자들의 수그러들지않는 분노 때문에 회사가 법정관리로 들어가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계약자들과 화해계약서를 체결했고 이를 통해 정상화의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길 사장은 법정관리인으로 지정되기 이전 계약자들과 화해계약서를 체결했는데 중도금을 내지 않으면 엄청난 손해를 보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말이 좋아 화해계약서지 회사 측이 요구한 내용은 가혹하기 이를 데 없었다.

"중간에 계약을 파기하면 계약금은 물론 총 분양대금의 50%를 몰수하도록 하면서 당시 계약자의 98%가 현재까지 동참을 하게 됐습니다.

중도금 납부가 지연되면 연 25%의 높은 금리를 물리도록 했죠."

계약위반으로 돈을 빼앗긴 90여명 중 일부가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법원은 굿모닝시티의 손을 들어줬다.

현재 95%의 분양률은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분양 중인 상가는 법정관리 기간동안 용적률과 건폐율을 늘리면서 나온 물량이다.

370계좌가 늘어 총 4800계좌가 됐다.

한 계좌는 1평 크기로 1층은 2억여원 정도다.

동대문의 대형 쇼핑몰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길 사장은 자신있는 모습이다.

그는 "아직도 일부 투자자들은 돈 떼이는 것 아니나며 불신의 눈으로 본다"며 "하지만 법정관리인으로서 원칙을 고수한 덕분에 성공적으로 회생했고 1층 상가는 수천만원의 웃돈까지 붙었다"고 말했다.

박종서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