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말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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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는 지난 2일 밤 '누나를 빌려 드립니다(렌털 오네상)'를 방송했다.
일본의 사회문제인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의 실태와 이유,대책을 살피는 내용이었다.
'누나'란 자기 방에 틀어박혀 누구와도 말하지 않는 외톨이에게 대화를 시도,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을 뜻한다.
은둔형 외톨이가 생기면 집안은 풍비박산난다.
방에서 꼼짝하지 않고 아무도 못들어오게 한 채 치우지 않으므로 온 집안에서 냄새가 진동하는 데다 갈수록 난폭해지는 탓이다.
부모에게 폭력을 휘두르는가 하면 집을 부순다.
가족의 생활은 엉망이 되고 참다 못해 놔두고 딴 데로 가기도 한다는 마당이다.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대화 단절이라고 한다.
왕따나 이지메의 대상이 됐을 때 사정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거나 털어놨는데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경우 혼자 버려졌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부모의 요구가 자기 희망과 다르다 싶을 때도 세상에 자신을 이해하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자기만의 세계에 갇힌다고 분석된다.
청소년들의 부모 및 형제·자매와의 관계가 갈수록 서먹해진다는 통계는 히키코모리 얘기가 강 건너 불 보듯 할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님을 알려준다.
고민거리를 가족에게 의논하는 비율이 18%에 불과하다는 것도 청소년들이 부모를 비롯한 식구를 말 상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증거다.
부모 자식 간 대화 단절 양상은 비슷하다.
바쁘다,공부한다는 이유로 만날 일이 적다 보니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른다.
문제가 생겨서야 진지하게 의논해보자며 마주 앉지만 말 꺼내기 무섭게 "나는 무시하고"와 "들을 자세가 안돼 있으니"식으로 부딪친다.
히키코모리 치료법은 계속 찾아가 말을 거는 것이다.
말 상대가 생긴 외톨이들은 점차 닫았던 방문을 연다.
답답한 속을 털어놓기만 해도 마음이 풀리는 게 사람이다.
청소년문제는 온가족이 저녁식사만 함께 해도 줄어든다고 한다.
말 상대가 필요한 게 아이들뿐이랴.외로우면 노인성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2배나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일본의 사회문제인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의 실태와 이유,대책을 살피는 내용이었다.
'누나'란 자기 방에 틀어박혀 누구와도 말하지 않는 외톨이에게 대화를 시도,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을 뜻한다.
은둔형 외톨이가 생기면 집안은 풍비박산난다.
방에서 꼼짝하지 않고 아무도 못들어오게 한 채 치우지 않으므로 온 집안에서 냄새가 진동하는 데다 갈수록 난폭해지는 탓이다.
부모에게 폭력을 휘두르는가 하면 집을 부순다.
가족의 생활은 엉망이 되고 참다 못해 놔두고 딴 데로 가기도 한다는 마당이다.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대화 단절이라고 한다.
왕따나 이지메의 대상이 됐을 때 사정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거나 털어놨는데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경우 혼자 버려졌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부모의 요구가 자기 희망과 다르다 싶을 때도 세상에 자신을 이해하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자기만의 세계에 갇힌다고 분석된다.
청소년들의 부모 및 형제·자매와의 관계가 갈수록 서먹해진다는 통계는 히키코모리 얘기가 강 건너 불 보듯 할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님을 알려준다.
고민거리를 가족에게 의논하는 비율이 18%에 불과하다는 것도 청소년들이 부모를 비롯한 식구를 말 상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증거다.
부모 자식 간 대화 단절 양상은 비슷하다.
바쁘다,공부한다는 이유로 만날 일이 적다 보니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른다.
문제가 생겨서야 진지하게 의논해보자며 마주 앉지만 말 꺼내기 무섭게 "나는 무시하고"와 "들을 자세가 안돼 있으니"식으로 부딪친다.
히키코모리 치료법은 계속 찾아가 말을 거는 것이다.
말 상대가 생긴 외톨이들은 점차 닫았던 방문을 연다.
답답한 속을 털어놓기만 해도 마음이 풀리는 게 사람이다.
청소년문제는 온가족이 저녁식사만 함께 해도 줄어든다고 한다.
말 상대가 필요한 게 아이들뿐이랴.외로우면 노인성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2배나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