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시장의 특징은 조선과 기계, 해운 같은 덩치가 크고 무거운 종목들이 비상(飛上)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들 종목들의 움직임이 예전과 달리 무척이나 가볍다.

단기간 내 주가 수준이 훌쩍 높아진 것도 그렇지만, 하루 사이의 변동폭도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커진 모습이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유통 주식수가 줄어드는 '주식퇴장(Stock Hoarding)' 현상이 있다.

3일 대투증권 김대열 연구원은 "2001년말 46.5%였던 유가증권시장 대형주와 중형주의 유통주식비중이 2005년 6월 기준 38%까지 줄어들었다"며 "특히 대형주의 유통주식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대투증권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의 지난 4월말 현재 유통주식비중은 24%에 불과하다.

김 연구원은 "유통물량이 점차 줄어들면서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두배 이상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총대비 거래대금 비중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같은 유통 물량의 감소가 중대형주의 탄력적인 주가 움직임의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유통 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로 주식형 펀드의 등장과 변액보험의 확대, 연기금의 주식투자비중 증가 등으로 수요는 늘고 있는 반면, 공급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우량 기업들이 주가 안정과 경영권 방어, 이익 소각 등을 위해 자사주를 잇따라 사들이고 있는데다, 외국인들이 매수세로 돌아섰다는 점도 거래할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드는 원인 중 하나로 지적했다.

반면 재무구조 개선 등으로 유상증자 규모는 크게 줄어든데다, 신규상장 규모 역시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 공급 부족 요인으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이러한 유통물량의 감소가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주식시장의 상승 추세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것이어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대형 우량주 중심의 품귀 현상으로 종목별 차별화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대형주들의 변동성 확대로 주식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할 요인으로 지적했다.

유통 물량이 적을수록 소량의 매물에도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기 떄문.

또 외국인 등 메이저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프로그램에 따른 출렁임도 무시할 수 없는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연구원은 유통주식 물량이 줄어드는 '주식퇴장' 비중이 높은조선과 기계, 화학, 은행, 보험, 음식료 등의 업종 중 중대형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들 업종의 경우 유통주식 비중이 40% 이하로 크게 낮아지고 있고, 업황이나 실적 모멘텀 차원에서도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실정이어서 관심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