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독(Medoc)지역의 등급제도에 이어서 다른 지역의 등급도 알아 보자. 메독 다음으로 잘 알려진 지역은 생테밀리옹 (Saint Emilion)이라고 할 수 있다. 생테밀리옹은 도르도뉴 밸리를 사이에 끼고 리본 마을에 위치한 작은 마을의 명칭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역으로 마을 자체가 역사적 건물들과 유적지로 지정됐다. 보존 상태도 좋아 마치 중세 시대에 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의 운치와 풍광을 자랑한다. 여행가라면 한번 꼭 들러 봄직한 곳이 아닐 수 없다. 지롱드 강을 사이에 끼고 왼쪽은 메독 지역이고 오른쪽이 바로 생테밀리옹이다.

생테밀리옹은 보르도 지역 내 4개의 품질 높은 프리미엄 레드 와인 생산지 중 하나다. 석회질 토양으로 메를로,카베르네 프랑 포도 품종의 재배가 적합하다. 카베르네 쇼비뇽도 널리 보급됐다.

1855년 메독이 등급제를 만들었으나 생테밀리옹 지역은 1954년에 와서야 등급제를 시행했다. 메독의 등급 제도와는 차이를 보이는데 우선 메독은 1등급에서 5등급의 등급으로 나눠지지만 생테밀리옹은 1등급 그랑 크뤼 클라세 A(Premiers Grands Crus Classes A),1등급 그랑 크뤼 클라세 B(Permiers Grands Crus Classes B),그랑 크뤼 클라세(Grands Crus Classes),그랑 크뤼(Grand Cru)로 나뉜다.

메독은 1855년 제정 이래로 단 두 번만 등급에 변화가 있었지만 생테밀리옹은 그렇지 않다. 1954년부터 10년 마다 샤토로 하여금 와인 품질 검사를 다시 받게 해서 재조정한다. 품질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등급에서 제외되거나 강등되며 품질이 향상되면 등급이 상승한다. 생테밀리옹의 등급제도는 메독의 등급 제도보다 훨씬 신뢰감을 준다. 2006년 와인 품질 검사 결과 11개의 와인이 등급 리스트에서 제외됐고 6개의 새로운 와인이 등급에 추가됐다. 2개의 와인은 더 높은 등급으로 올라갔다.

생테밀리옹 와인 등급을 확인하면서 주의할 점은 '그랑 크뤼'가 제일 마지막 단계라는 것이다. 다른 지역의 와인 등급에서는 좋은 와인을 지칭하는 말로 곧잘 쓰이는데 여기서는 최상급 와인을 뜻하지 않는다. 여러개의 샤토들이 그랑 크뤼 등급을 받는데 '그랑 크뤼'라는 이름에 홀려 등급을 잘못 파악해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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