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영대학원(MBA) 재학생이 선호하는 직장 1순위는 더이상 투자은행이나 컨설팅회사가 아니다.

최근 이들을 제치고 1위에 오른 직장은 다름아닌 인터넷업체 구글.미국 주간지 포천 인터넷판은 3일 이 같은 최근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젊은 인재들의 직장 선택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11년간 MBA 학생이 최고 직장으로 꼽아온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처음으로 2위로 내려섰다.

대신 나이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이 새로이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모두 미 서해안 지역에 본사가 있는 업체들.조사기관인 유니버섬의 타타넬리 대표는 "학생의 상당수가 1980년대 이후 태어난 'Y세대'로 라이프 스타일을 우선시한다"며 "야외 레저 활동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좋은 기후도 직장의 조건"이라고 분석했다.

직장의 우선 조건으로 '일과 생활의 조화'를 꼽은 응답자는 여성 57%,남성 48%로 가장 많았다.

10년간 우선시 됐던 '경력상 이점'은 이미 작년에 선두에서 물러났다.

'높은 임금'을 직장의 필수조건으로 꼽은 응답자는 48%로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했다.

MBA를 갓 졸업한 인재들은 평균 8만9599달러(약 8300만원)를 연수입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MBA에서 최고 인기 직장으로 꼽힌 구글은 직원의 식사부터 치과 치료까지 책임지는 '웰빙 직장'으로 유명하다.

직원들의 시간 20%를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에 쓰도록 하는 혁신성도 젊은이들을 유혹한다.

이에 따라 올해 포천이 일반 젊은이를 대상으로 실시한 다른 조사에서도 최고 인기 직장으로 꼽혔다.

골드만삭스(3위)나 보스턴컨설팅그룹(5위) 등이 예전 순위를 지키고 있지만 앞날은 불투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긴 근로시간과 무리한 출장 일정 등이 변화하는 인재들의 가치관에 맞을까가 문제다.

타타넬리 대표는 "투자은행이나 컨설팅회사들도 업무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더 이상 젊은이들을 끌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