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어머니가 세상구경 하고 싶다는데…900일간 인력거 끈 70대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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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른 뼈 무더기에서 남자 것과 여자 것을 가려낼 수 있겠느냐?"
제자들과 길을 가던 석가모니가 이렇게 묻자 아난은 가려낼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석가모니는 "만일 남자라면 뼈가 희고 무거울 것이다.
하지만 여자라면 뼈가 검고 가벼울 것"이라고 했다.
여자는 아이를 낳을 때마다 많은 피를 흘리고,젖을 먹여 아이들을 키우기 때문에 뼛속의 영양분이 다 빠져나가서 검고 가볍다는 것.
그러면서 석가모니가 부모의 열 가지 은혜를 일러준 것이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이다.
아이를 배어 지키고 보호해 주신 은혜,출산의 고통을 참아내신 은혜,젖을 먹여 길러주신 은혜,끝없이 자식을 사랑하며 애태우신 은혜….
가정의 달(5월)을 맞아 부모님의 은혜와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책이 여럿 출간됐다.
조계종출판사는 '부모은중경'과 부모님의 큰 사랑을 보여주는 이야기들을 담은 '엄마,아빠 고마워요'(양태석 엮음,안준석 그림)를 내놓았고,사계절출판사는 곽영권 화백의 그림과 이상희 시인의 글로 '부모은중경'을 엮은 '낳으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를 펴냈다.
'어머니와 함께 한 900일간의 소풍'(왕이민 외 지음,랜덤하우스)은 이 '부모은중경'의 실천 기록이라 할만하다.
이 책은 '이 시대 마지막 효자''효자왕'이라 불리는 중국인 왕이민(84)과 그의 어머니가 같이한 대륙종단 여행을 사진과 함께 담은 논픽션.평범한 70대 아들은 티베트에 가보고 싶다는 노모의 소원을 풀어드리기 위해 3년 가까이 맨몸으로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아내와 사별하고 헤이룽장성 타허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산 왕씨는 10년 전 어머니에게 세상 구경을 떠나자고 제안했다.
"죽기 전에 세상 구경 한번 해 보는 게 소원"이라던 어머니를 위해서였다.
이들의 자가용은 수레를 매단 세발자전거.헤이룽장성의 서북단 타허를 출발해 중국 최남단 하이난까지 갔던 이들 모자(母子)의 여행은 험난했다.
잠자리를 따로 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민가가 나타나지 않으면 노숙을 해야 했고 길을 잘못 들어 며칠 내내 산속을 헤매기도 했다.
여행 도중 아들은 어머니의 심기가 불편하지 않도록 온갖 애를 쓴다.
칼국수 반죽이 적당한 데도 어머니가 "물을 더 부어!" 하면 더 붓는 시늉이라도 한다.
그렇게 알콩달콩 시간을 보냈지만 몸이 아픈 노모는 더 이상 힘든 여행을 견디지 못해 하얼빈병원으로 가야 했다.
그리고 마침내 103세 생일을 며칠 앞둔 어느 날 "내 유골을 시장(西藏·티베트)에 뿌려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다시 혼자 남은 아들은 어머니의 영정 및 유골함을 가슴에 품고 어머니와 두 번째 여행을 떠난다.
엄마와 딸들의 의미있는 만남도 있다.
'엄마와 두 딸의 발칙한 데이트'(정숙영 지음,부키)는 성격 및 기호가 다른 엄마와 두 딸이 무덤덤한 모녀에서 다정한 친구로 변화하는 과정을 담았다.
또 노년 상담가 고광애씨와 죽음교육 강사 유경씨가 쓴 '마흔과 일흔이 함께 쓰는 인생노트'(서해문집)는 지혜롭게 나이드는 법과 아름답게 이별하기 위한 법을 알려준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제자들과 길을 가던 석가모니가 이렇게 묻자 아난은 가려낼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석가모니는 "만일 남자라면 뼈가 희고 무거울 것이다.
하지만 여자라면 뼈가 검고 가벼울 것"이라고 했다.
여자는 아이를 낳을 때마다 많은 피를 흘리고,젖을 먹여 아이들을 키우기 때문에 뼛속의 영양분이 다 빠져나가서 검고 가볍다는 것.
그러면서 석가모니가 부모의 열 가지 은혜를 일러준 것이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이다.
아이를 배어 지키고 보호해 주신 은혜,출산의 고통을 참아내신 은혜,젖을 먹여 길러주신 은혜,끝없이 자식을 사랑하며 애태우신 은혜….
가정의 달(5월)을 맞아 부모님의 은혜와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책이 여럿 출간됐다.
조계종출판사는 '부모은중경'과 부모님의 큰 사랑을 보여주는 이야기들을 담은 '엄마,아빠 고마워요'(양태석 엮음,안준석 그림)를 내놓았고,사계절출판사는 곽영권 화백의 그림과 이상희 시인의 글로 '부모은중경'을 엮은 '낳으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를 펴냈다.
'어머니와 함께 한 900일간의 소풍'(왕이민 외 지음,랜덤하우스)은 이 '부모은중경'의 실천 기록이라 할만하다.
이 책은 '이 시대 마지막 효자''효자왕'이라 불리는 중국인 왕이민(84)과 그의 어머니가 같이한 대륙종단 여행을 사진과 함께 담은 논픽션.평범한 70대 아들은 티베트에 가보고 싶다는 노모의 소원을 풀어드리기 위해 3년 가까이 맨몸으로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아내와 사별하고 헤이룽장성 타허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산 왕씨는 10년 전 어머니에게 세상 구경을 떠나자고 제안했다.
"죽기 전에 세상 구경 한번 해 보는 게 소원"이라던 어머니를 위해서였다.
이들의 자가용은 수레를 매단 세발자전거.헤이룽장성의 서북단 타허를 출발해 중국 최남단 하이난까지 갔던 이들 모자(母子)의 여행은 험난했다.
잠자리를 따로 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민가가 나타나지 않으면 노숙을 해야 했고 길을 잘못 들어 며칠 내내 산속을 헤매기도 했다.
여행 도중 아들은 어머니의 심기가 불편하지 않도록 온갖 애를 쓴다.
칼국수 반죽이 적당한 데도 어머니가 "물을 더 부어!" 하면 더 붓는 시늉이라도 한다.
그렇게 알콩달콩 시간을 보냈지만 몸이 아픈 노모는 더 이상 힘든 여행을 견디지 못해 하얼빈병원으로 가야 했다.
그리고 마침내 103세 생일을 며칠 앞둔 어느 날 "내 유골을 시장(西藏·티베트)에 뿌려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다시 혼자 남은 아들은 어머니의 영정 및 유골함을 가슴에 품고 어머니와 두 번째 여행을 떠난다.
엄마와 딸들의 의미있는 만남도 있다.
'엄마와 두 딸의 발칙한 데이트'(정숙영 지음,부키)는 성격 및 기호가 다른 엄마와 두 딸이 무덤덤한 모녀에서 다정한 친구로 변화하는 과정을 담았다.
또 노년 상담가 고광애씨와 죽음교육 강사 유경씨가 쓴 '마흔과 일흔이 함께 쓰는 인생노트'(서해문집)는 지혜롭게 나이드는 법과 아름답게 이별하기 위한 법을 알려준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