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참.. 거래량은 줄어드는데 말이야..”

증시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들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증시의 체력인 거래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코스피가 최고치를 거푸 경신하며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주말판이니, 다음 주 증시 전망에 대한 얘기부터 하도록 하자.

“다음주 증시가 어떻게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증시를 분석하는 여러 애널리스트들은 10일(목)에 발표되는 미국 FOMC(공개시장위원회)의 금리 정책을 가장 큰 이슈로 지목했다. 발표를 앞두고 주 초반에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번 주 긴 연휴로 쉬었던 중국증시도 다음주 화요일(8일) 다시 거래가 시작된다. 중국에서는 다음주에 물가 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라 이 또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한다.(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

10일은 또한 옵션만기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증시에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었다.(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

같은 날 한국은행에서는 기준금리가 발표되는데,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도 있었다.(서동필 대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

4일 밤에 나올 미국 실업 동향 지수도 눈여겨 볼 사항이라고 한다.(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

다음주에 영향을 미칠만한 주요 이벤트에 대한 개략적인 서술은 이쯤에서 가름하고, 초반에 언급했던 애널리스트들의 당혹감으로 돌아가보자.

아무튼 다음주에 위와 같은 지표들의 발표가 예정되어 있어 지수가 조정될 것 같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기에, 취재 막판에 기자는 궁금증을 참을 수 없어 재차 물었다.

“진짜 조정을 받을 것 같습니까? 이번 주 내내 조정 받을 것 같다고들 하던데. 그런데 지수는 왜 자꾸 올라가나요? 오늘 장 마감 무렵에는 오르는 힘도 강했지 않습니까? 투신도 순매수로 돌아섰구요.”

“하하.. 실은.. 저도 당혹스럽습니다…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는 걸로 봐서는… 강세장이긴 해도 조정을 받고 있다고 봐야 하거든요…”

A 애널리스트는 어색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B 애널리스트도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종가 기준으로는 오르고 있지만, 장중에는 주가가 빠지는 느낌이 커요. 오전장에는 오르다가 후반에는 떨어지는 모습입니다. 전체적인 탄력이 떨어지는 거죠. 시장은 지금 지수에 부담이 반영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C 애널리스트도 같은 의견이었다.

“시장이 빠지는 건 아니지만 상승탄력이 약해요. 올랐을 때 차익실현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이론적으로는 조정장세인데, 지수는 오르고 있는 황당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날 아침에 나온 증권사 데일리 가운데서는 거래량 감소 현상이 있지만 조정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 있었다.

강문성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 증시는 해외영향을 크게 받는데, 해외에서 별다른 악재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거래량이 줄고, 새로운 주도주는 안보이지만 해외발 악재가 없어 증시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건웅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미국증시는 1분기에 저점을 찍고 회복되고 있으며 유동성도 풍부하다”며 강세론에 한 표 던졌다.

그러나 기자는 정말 궁금하다.

이날 같은 증권사의 여러 애널리스트 의견을 들어봤는데, 사람에 따라 강세와 조정론이 엇갈리는 현상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리서치센터 안에서도 설왕설래 중인 모양이다.

“설명을 들어봐도 개운하지 않으신 모양이죠? 얘기하는 저도 그렇습니다.. 허허…”

속 시원한 해석이 나오지 않아 취재를 거듭했지만, 기사를 쓰면서도 아무래도 개운하지가 않다.

“장이 나쁘다는데, 대체 지수는 왜 오르기만 하는 겁니까?”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