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가 증권사 감사로 내려가는 '낙하산 인사'가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감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업계가 정기주총 시즌에 들어가면서 주총 주요 안건 중 하나인 감사 선임건이 속속 정해지고 있다.

국내 31개 증권사 중 12개 증권사 감사의 임기가 이달 만료된다.

특히 교보 대신 CJ투자 한화증권 등은 금감원 출신 인사로 채워질 예정이다.

금감원 조사1국 시장감시팀장을 지낸 이원관 부국장이 CJ투자증권 감사로 내정된 것을 비롯해 김기훈 팀장(대신증권) 최일규 팀장(교보증권) 하위진 팀장(한화증권) 등도 이번 주총에서 새롭게 감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여기에 한국은행 출신 금감원 A팀장도 또 다른 증권사 한 곳으로 자리를 옮기기 위한 막판 의견 조율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들은 공직자윤리법이 2년간 관련 업종에 재취업하는 것을 금지했기 때문에 지난 2년간 증권감독 부문을 떠나 시장 부문에서 대부분 일하면서 '경력 세탁'과정을 거쳤다.

증권업계는 국내 증권사 중 지난해와 같은 22개사 감사를 금감원 출신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실상 금감원 출신 감사 진출이 관행처럼 굳어지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관행에 대해 감사업무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감독당국 감사의 '바람막이 역할'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모 증권사 관계자는 "감독기관과 해석상 차이가 있을 수 있거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규정의 적용에서 감독원 출신이 감사로 있는 게 회사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