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분양시장 침체가 장기화되자 건설업체들이 지방 신규 분양단지의 계약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동원하는 등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호텔식 서비스를 도입해 거주편의 시설을 고급화하는 것은 물론 집안에 사우나 시설까지 설치해 주겠다는 단지도 등장했다.

어떻게든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어서 미분양을 줄여보겠다는 전략이지만,얼어붙은 분양시장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남광토건은 이달 중순 분양에 나설 대전 문화동 주상복합아파트 '하우스토리'에 침대 매트리스 및 카펫을 항균·세탁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아파트 준공 이후 첫해 봄·가을에 한 번씩 이 서비스를 실시할 방침이다.

남광토건 관계자는 "옛 새서울호텔 부지에 짓는 아파트여서 입주자들에게 호텔에 대한 이미지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마케팅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

영조주택은 부산 명지동에서 분양 중인 '퀸덤 2차'단지에 무인택배 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

택배 배달부가 아파트 출입구에 마련된 디지털 사물함에 물건을 넣고 동·호수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해당 입주민 아파트의 디지털 화면에 택배 알림과 함께 비밀번호가 뜨는 서비스다.

현진은 이달 초 모델하우스를 개장한 포항 장성동 '현진에버빌 2차'에 '가정용 원적외선 사우나'를 설치키로 했다.

현진 관계자는 "욕실이 단순히 몸을 씻는 장소가 아닌 피로회복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게 한 것"이라며 "호텔식 스파 수준이어서 예비 청약 희망자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다"고 귀띔했다.

계룡건설도 내달 선보일 대구 진천동 아파트를 레저 및 휴양과 연계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인근 골프장의 골프회원권을 동별로 1개씩 지급하거나 주변 호텔의 할인권을 제공하는 것을 놓고 주민 설문조사를 거쳐 하나를 선택해 입주자 모집공고 때 발표하기로 했다.

동부건설은 강원도 원주시에서 연말께 분양할 1000여가구의 대단지에 감시시스템인 '센트리'를 설치할 계획이다.

센트리는 반경 50m 범위를 360도 회전하면서 주변을 감시하고 화면을 저장하는 장비다.

야간 촬영이 가능한 적외선 카메라와 동체인식 센서를 갖추고 있어 이상 징후를 감지하면 경고방송과 경고음을 낸다.

일종의 '방범 로봇'인 셈이다.

분양가를 파격적으로 낮춰서 정면승수를 걸겠다는 업체도 잇따르고 있다.

우미건설은 이달 중순 구미 옥계지구에서 선보일 '우미린'의 분양가를 평당 560만원 선에 맞췄다.

같은 지역에서 작년 1월에 공급했던 다른 아파트의 분양가가 평당 590만~75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저렴한 수준이다.

주택업계 한 관계자는 "지방 분양시장의 경우 수도권과 달리 한 번 미분양이 생기면 장기화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계약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