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만 입점...국내보다 30%비싸도 인기몰이

지난 주말 서울 청담동의 '뉴미디어 갤러리'에는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지역 기자 수십 명이 몰려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이 아시아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전문 메이크업 라인'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이 회사는 중국 등 아시아 여성들의 미용 패턴에 맞춘 64종 339개 품목의 메이크업 라인을 이달 초 출시했다.

한국이 아니라 해외 여성들의 미용 패턴에 맞춰 특화된 화장품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중국 등 아시아지역에서의 시장 기반이 탄탄해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LG생활건강도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에 한국식으로 피부를 종합 관리해주는 뷰티 센터를 열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회사의 간판 화장품인 '오휘'는 중국시장에서 일본 시세이도 등 프리미엄 화장품과 비슷한 가격대임에도 지난해 중국 내 매출이 352억원으로 전년대비 25%나 늘어났다.

중국시장에 한국 화장품업체들이 중국 등에서의 '한류' 바람을 업고 현지 소비자들에게 특화한 프리미엄 제품과 서비스를 앞세우는 업그레이드 전략으로 시장을 넓혀나가고 있다.


◆'라네지' 등 짝퉁 한국산 화장품까지 등장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철저한 프리미엄 전략으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라네즈의 경우 홍콩 중국 등에서 백화점 입점만을 고집,고급 이미지로 현지 여성들에게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다.

홍콩에선 소고(SOGO)백화점 등에 14곳,중국에선 118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라네즈의 현지 판매가격은 국내에서보다 30% 정도 더 비싸다.

그런데도 지난해 중국 내 매출이 전년대비 63% 늘어났고,홍콩에서도 매장당 월평균 매출이 1억원으로 손익분기점을 훨씬 넘어섰다.

김희선 라네즈 BM(브랜드 매니저)팀장은 "중국에서는 '라네지'라는 짝퉁 제품까지 유통되고 있지만 화장품은 품질이 바로 확인되는 특수제품이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는다"며 "그만큼 인기가 높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한류 스타 전지현을 모델로 한 '라네즈'의 인기가 중국 소비자들에게 워낙 높아 이 브랜드 위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설화수'와 '헤라' 등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의 중국내 판매도 점차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올해로 중국 화장품 사업 12주년을 맞는 LG생활건강도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며 작년 8월 중국에서 대장금으로 유명해진 '이영애'와 '한방요법' 등의 컨셉트를 강조한 '후'를 출시했다.

이에 앞서 2005년 5월에는 '오휘'를 일본산 시세이도와 같은 가격대로 상하이의 '빠바이빤(八百伴)',베이징의 '팍슨(百盛)' 등 고급 백화점에 입점시켰다.

이들 도시와 함께 항저우와 난징 등 중국 4개 도시에서 뷰티 센터를 운영,한국식 종합 피부 마사지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소득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오휘와 후의 중국 내 매장을 35여 곳 운영하고 있는데 이어,지난해 고급화 브랜드로 론칭한 '이자녹스' 매장을 현재의 130개에서 연말까지 280개로 늘릴 계획이다.

LG생활건강 차석용 사장은 "국내 시장에만 의존해서는 빠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올해를 중국 내 화장품사업이 정착되는 중요한 한해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저가 화장품업계도 진출 강화

저가 화장품 브랜드인 더페이스샵도 작년 9월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현지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설치된 '테스터 매장' 5개를 운영하고 있다.

더페이스샵의 토미 김 해외사업부 부사장은 "중국의 시장이 거대해 우선 주요 5개 도시로 압축해 사업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화장품 시장은 작년 기준으로 약 6조원의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매년 15%의 성장을 보이고 있어 국내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