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정보기술(IT)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후와 인수·합병(M&A)까지 포함한 시너지 창출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세계 IT 업계에 대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이번 협상은 무섭게 성장하는 구글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고 M&A가 아닌 전략 제휴만으로도 업계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합병보다 사업제휴 가능성 높아

뉴욕포스트는 지난 4일 MS가 야후 측에 인수를 타진했으며 골드만삭스와 함께 500억달러 규모의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처음으로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양사의 협상은 시작 단계여서 인수를 포함한 다양한 사업 제휴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도 5일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양사가 M&A보다는 사업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양사의 경영과 기업문화를 융화시키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업 제휴에 무게를 뒀다.

월지는 야후 창립자인 제리 양이 MS 제품을 쓰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인물이었다고 소개했다.

만약 인수가 성사되면 야후의 상당수 중요 임원들이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야후의 경우 온라인 광고 사업 등에서 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양사의 시너지를 높이는 협상 결과물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듯 야후 주가는 지난 4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장중 한때 19%까지 폭등했다가 9.9%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MS 주가는 M&A시 자금부담을 우려한 보수적 판단이 영향을 미쳐 1.3%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급팽창하는 온라인 광고가 계기

양사의 협력 논의는 급성장하는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지배력을 가져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비롯됐다.

미국의 온라인 광고 시장은 올해 200억달러 규모로 4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작년 매출 106억달러 중 대부분인 104억달러는 온라인 광고를 통해 벌어들인 것이다.

MS는 짧게는 최근 3년간 수억달러를 들여 구글에 필적하는 검색엔진과 온라인 광고 네트워크를 개발하려 했으나 힘에 부쳤다.

닐슨리서치에 따르면 온라인 광고 시장점유율은 구글이 40%,야후가 12%이며 MS는 9%에 머물고 있다.

온라인광고 업체 더블클릭 인수전에서 구글에 패한 것도 미래를 불안케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처럼 MS의 힘만으로는 구글의 아성을 도저히 꺾을 수 없게 되자 야후와의 시너지 창출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검색 시장(컴스코어 자료)에선 구글이 48.3%를 차지하지만 MS와 야후의 점유율을 합하면 38.4%여서 양사가 연합할 경우 해볼 만한 상황이다.

◆인터넷 사업이 MS 미래 좌우

세계 IT 산업은 소프트웨어,웹서비스,인터넷검색 등의 영역 구분 없이 일종의 컨버전스(융합)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MS는 소프트웨어로 IT 업계 왕좌에 올랐지만 이제는 웹서비스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구글은 인터넷 검색에서 출발해 거꾸로 MS 오피스 등과 경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웹상에서 제공하는 등 MS를 옥죄고 있다.

애플과 각종 사업협력을 맺고 MS를 압박하기도 한다.

인터넷 기업 구글에 밀리면 IT 업계 2위로 내려앉을 것이란 위기감이 과장된 것만은 아닌 이유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