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차기 정부의 '교육정책 운영방향'을 제시하는 정책 보고서가 나왔다.

새로운 보수주의를 지향하는 뉴라이트재단(이사장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의 정책위원회는 지난 4일 '2008 뉴라이트 한국보고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교육정책을 포함, 사회 각 분야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비전과 대안을 제시했다.

이 중 특히 교육분야는 현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3불정책(고교등급제·본고사·기여입학제)' 등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 다수 포함돼 주목된다.

이날 '교육흥국;교육은 최선의 경제정책이자 복지정책'을 주제로 교육분야 요약연설을 한 조전혁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 공동대표(46·인천대 교수)는 "현재의 고교등급제는 '하면 차별, 안해도 역차별'인 모순을 지니고 있다"며 "고교평준화와 고교등급제 금지는 우리 교육을 경쟁의 무풍지대로 몰아가는 '원흉'"이라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또 학생·학부모가 직접 학교를 선택하도록 고교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고교선택권을 확대하면 학생·학부모들이 선호하는 학교는 선호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반대로 비선호학교는 비선호를 벗어나기 위해 개혁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자연스러운 학교간 경쟁구조가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교선택권 확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각 학교 정원을 20~30% 범위내에서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이른바 '잉여 교육시설'제도 도입이다.

이를 통해 선호학교의 정원은 늘어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기피학교는 정원이 줄어 교육의 질이 향상된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고교간 수준 격차가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획일적인 대학입학 전형의 전면 자유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입학전형 혁신의 성공사례로 국민대 디자인학부를 들었다.

10년전 국민대는 데생 중심의 미대 입시 관행을 깨고 '책으로 만든 집을 묘사하라'와 같은 철학적 시제를 던졌다.

틀에 박힌 전형이 바뀌자 개성 넘치는 디자이너 지망생들이 대거 지원,국민대는 현재 디자인 분야에서 명성을 떨치게 됐다.

조 교수는 "각 대학이 1등 학생을 뽑는 관점은 같을 수 없다"며 "대학들이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관점에서 선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광역시 또는 지자체가 서민층 자녀에게 영재교육으로 이름난 민족사관학교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자고 제안했다.

가정형편상 비싼 등록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빈곤층,차상위계층 자녀를 대상으로 지자체가 장학금펀드를 만들어 지원하는 형태다.

더불어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의 커리큘럼 및 운영에 참여권을 갖는 미국의 차터스쿨과 같은 공영형 자율 사립학교 설립 필요성도 제기됐다.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는 "교육 소비자인 학생·학부모가 만족하는 교육으로 변하려면 교육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교육정책의 틀이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