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나 증권사 창구에서 펀드 가입 상담을 받다 보면 한결같이 '분산투자'할 것을 권한다.

어디다 투자를 하든 수익률보다는 위험관리가 먼저라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사실 하루하루 다르게 변하는 수익률과 잔고를 보다보면 위험관리가 말처럼 쉽지는 않다.

특히 제한된 자금을 운용하는 일반 투자자라면 자기가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은 빌빌거리고 있는데 다른 펀드의 수익률이 날아다닌다면 초조해 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쪽 저쪽으로 옮겨타본들 수익률이 크게 좋아지지도 않는다.

전문가들은 장기투자 상품인 펀드를 전액 매수하거나 매도하는 타이밍 전략은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하고 있다.

변동성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주식시장에선 수익률을 추종하기 보단 어떻게 위험을 관리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증권 신상근 연구원은 "지난 11월 이후 많은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해외 주식형 펀드로 갈아타고 있다"면서 "하지만 최근 들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는 국내 증시와 달리 다른 국가들은 큰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펀드를 기본으로 유지하고 해외 펀드를 위험관리(분산투자) 측면에서 보조적으로 접근했다면 지금은 해외에서의 부진을 국내에서의 성과로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사례에서 보듯 섣부른 예측을 통해 펀드를 옮겨다니다보면 다시는 주식을 살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미 국내 주식형 펀드를 환매했거나, 해외 펀드로 옮겨탔다가 다시 국내 펀드로 돌아오고 싶은 투자자들 중에선 너무 높아진 지수나 종목 주가가 부담스러워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는게 사실이다.

신 연구원은 "신이 아닌 이상 전액매도, 전액매수를 통한 수익률 극대화는 불가능하다"면서 "과거 성과가 좋은 펀드에 가입하고 싶고, 좋은 시장에 투자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지만 현실적으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전략은 이런 마음만 갖고는 안된다"고 말했다.

합리적인 수익을 안정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너무 식상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성향에 맞는 효율적인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분산 투자를 해야할 것이란게 그의 조언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