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청약가점제 시행을 앞두고 무주택자들이 청약통장 사용 시기를 늦추고 있다.

무주택기간 가점 등으로 9월 이후 당첨 확률이 높아지는 데다 분양가상한제 도입으로 보다 싼 가격에 내집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분양한 수도권 아파트 단지는 무주택자 우선공급 물량이 대거 미달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청약접수 결과 평균 1.5대 1의 경쟁률로 9개 전 평형이 순위 내 마감된 남양주 '진접 동부센트레빌시티'(34~69평형·1176가구)는 무주택자 우선공급 물량 488가구(34평형) 중 20% 수준에 불과한 97가구만 접수가 이뤄졌다.

특히 1순위에서 마감되는 등 인기 평형으로 꼽혔던 34평형 A타입도 무주택자 우선공급분으로 배정된 244가구는 77가구만 채워져 눈길을 끌었다.

역시 지난주 청약을 받은 '파주 현대 힐스테이트'(35~58가구·631가구)도 무주택자 우선공급 물량의 대부분이 모집가구 수를 채우지 못했다.

무주택자 우선공급 물량은 277가구(35평형)에 달했지만 전체의 13%인 38가구만 신청이 이뤄졌다.

통상 50% 이상 청약률을 보이는 무주택자 공급물량의 청약 실적이 이처럼 저조한 데 대해 주택업계는 청약가점제와 분양가상한제의 시행을 기다리는 무주택자들이 청약을 미루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무주택자들이 청약을 미룰 것이란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저조할지는 몰랐다"며 "가점이 높은 무주택자들의 상당수가 청약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9월 이전 분양될 수도권 단지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