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업체(PP)들이 자체 제작하는 드라마 시리즈와 TV영화 편수를 늘리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는 쇼나 오락프로에 비해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 자체 제작 비중이 낮았지만 올 들어서 달라지는 추세다.

온미디어의 OCN 채널은 오는 18일부터 자체 순제작비 40억원이 들어가는 16부작 코미디물 '키드갱'을 방영한다.

만화 원작으로 갱스터들이 우연히 젖먹이 아기를 맡게 되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담고 있다.

8월에는 TV영화 '4색:팜므파탈'(가제)도 선보일 예정이다.

남자를 유혹해 파멸시키는 악녀들의 이야기다.

순제작비 15억원으로 총 4편이 만들어지며 극장에서도 7월에 개봉된다.

OCN은 2004년 국내 최초의 TV영화 '동상이몽'을 시작으로 2005년 '가족연애사',2006년 '코마' '썸데이'에 이어 올 들어 '가족영화사2'를 자체 제작으로 방영했다.

CJ미디어 계열사인 tvN은 7월4일부터 자체 제작한 24부작 드라마 '위대한 캣츠비'를 내보낸다.

동명 만화의 줄거리를 따와 청춘들의 모습을 코믹하면서도 진지하게 그릴 계획이다.

CJ미디어의 채널CGV도 내달께 4부작 드라마 '파이브 걸즈'를 방영한다.

채널CGV는 지난 3월에는 4편 짜리 옴니버스 TV영화 '18'을 방영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소녀X소녀'는 극장에서도 개봉됐다.

드라맥스도 드라마 '연애의 재구성'과 '크라임'에 이어 20부작 한·중 합작 드라마 '형제여 어디 있는가(강호열전)'의 자체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드라맥스와 중국 상하이영화대학이 50 대 50으로 투자하는 이 드라마는 내달께 첫 촬영이 시작될 예정이다.

케이블TV들은 채널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자체 제작 작품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상파TV나 외국에서 제작한 작품 가격이 올라가고,제품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도 자체 제작이 늘어나는 요인으로 꼽힌다.

또 한·미 FTA 타결로 간접투자시 외국인도 PP의 지분 100%를 소유할 수 있게 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자체 제작 드라마와 영화는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tvN 정영환 편성팀장은 "수입물이나 지상파물에만 의존하면 가격 부담이 커지고,FTA 등 환경 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케이블TV 가입자들도 자체 제작물이 있는 채널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김진경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부장은 "IPTV나 DMB 등 콘텐츠를 내보낼 수 있는 플랫폼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자체 제작의 수익성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