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룰'을 놓고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이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지도부마저 극심한 분열상을 보이며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강재섭 대표는 7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경선 룰 문제는 지금 양 대선주자 사이에 상당히 격앙돼 있어 냉각기가 필요하다. 제 정치인생 모두를 걸고 대의명분에 맞는 안을 제시한 뒤 최고위원들과 상의하겠다"며 "당 화합을 위해 그때까지 말을 아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김형오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강 대표가 (경선 룰) 중재안을 내기보다 전국위원회를 열어 표결로 결정토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고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는 게 국민과 당원에 대한 도리"라며 "경선 룰이 매듭지어지면 원내대표직을 사임하겠다"고 말했다.

지도부 투톱인 대표와 원내대표가 완전히 엇갈린 셈법을 제시한 것으로,경선 룰 합의가 쉽지 않음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김 원내대표의 이날 거취 관련 발언은 사실상 강 대표의 자진사퇴를 우회 압박한 것으로 해석돼 당이 또다시 혼란과 분열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공산이 커 보인다.

양측 주자 간 공방도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이 전 시장은 "왜 분열이 되나. 하나로 가서 잘 될 수 있다. 경쟁을 하다보면 소리가 날 수 있지만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그의 측근들은 반격에 나섰다. 진수희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세 번 양보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자기중심적이며 제왕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약속한 대로 하면 분열은 있을 수 없다. 약속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와 정당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 측 최경환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여론조사 반영 비율은 3개월에 걸친 논란끝에 유효투표로 하기로 합의된 사항"이라며 "억지 부리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