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운영하는 벅셔해서웨이의 정기주주총회 다음날인 6일(현지시간) 벅셔해서웨이의 자회사인 보세임이란 보석가게.'주주를 위한 특별세일'을 맞아 매장이 온통 북새통이다.

한쪽 구석에서 갑자기 "와"하는 함성이 일었다.

수많은 주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탁구경기를 하고 있었던 것.잠시후 나타난 버핏은 게이츠와 짝을 이뤄 복식경기를 했다.

경기내용도 내용이지만 그 자체가 좀처럼 보기 힘든 장관이었다.

세계 1,2위 부자가 나란히 탁구경기를 즐긴다는 것 자체가 주주들에겐 큰 선물일 수 밖에 없었다.

두 사람은 바로 옆으로 자리를 옮겨 카드게임인 브리지게임을 하며 우의를 과시했다.

콜라를 마시며 게임에 열중하는 모습만 보면 1,2위 부자라고 생각하기 힘든 모습이다.

30% 할인된 가격으로 보석을 사고 세계 1,2위 부자를 바로 옆에서 보는 주주들로선 임도 보고 뽕도 따는 격이었다.

벅셔해서웨이의 주총이 막 끝난 지난 5일 오후 4시30분 네브래스카퍼니처 매장.큰 천막앞에 줄이 꼬리를 물고 있다.

오후 5시30분부터 시작하는 바베큐파티에 참석하기 위한 사람들이다.

사실 바베큐파티라고 해봐야 별개 없다.

5달러를 주고 햄버거나 샌드위치를 사먹어야 한다.

벅셔해서웨이 주가는 1억원(4일 현재 10만9250달러)이 넘는다.

웬만한 주주는 부자라고 봐야 한다.

이런 부자들이 5달러짜리 햄버거를 사먹기위해 1시간전부터 줄을 서고 있으니 아무리 버핏이 참석한다지만 상식적으론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올 벅셔해서웨이 주총엔 외국에서 600명을 포함해 2만7000명이 몰려들었다.

80살 먹은 노인네부터 네살백이 꼬마까지 연령도 천차만별이다.

연령은 다르지만 이들은 4280주(0.34%)를 가진 빌 게이츠를 비롯해 내로라하는 부자들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1달러짜리 아이스크림 먹는걸 흥겨워하고,5달러짜리 햄버거를 사기위해 줄을 서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벅셔해서웨이 주총은 '오마하의 축제'라고 불린다.

참석한 주주들도,특수를 누리는 지역주민들도 모두 흥에 겨워 한다.

그렇지만 축제는 부자들의 축제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저 만나고 보는 것만으로 즐거운 서민들의 축제였다.

오마하(네브래스카)=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