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들이 대형 풀에서 헤엄치는 산천어를 맨손으로 잡게 하고 즉석에서 산천어구이와 산천어회를 맛보게 했다.
그로부터 10여일이 지난 올 1월 화천 산천어축제는 군민의 50배에 달하는 125만명의 관광객을 불러모으며 해외 언론에까지 대서특필됐다.
해마다 전국에서 1100개가 넘는 지역 축제가 열리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사활을 건 홍보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지역 축제도 무한경쟁 시대에 접어들면서 튀지 않으면 동네잔치로 전락하고 만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화천군의 이 같은 서울 현지 마케팅은 다른 지자체들로 번져가고 있다.
강원도 인제군이 대표적이다.
인제군은 수도권 일대 지하철역에 앵무새 등 사람들의 시선을 끌 만한 관심 조류의 새장을 설치하고 그 밑에 빙어축제 광고를 곁들여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경남 하동군도 17일부터 열리는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 홍보를 위해 서울 프레스센터와 논현역 사거리 일대에 대형 광고판을 설치,축제 알리기에 나섰다.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해외 홍보에도 뛰어들고 있다.
충남 보령시는 오는 7월 머드축제를 앞두고 일본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일본의 미국계 홈쇼핑 회사인 QVC 재팬과 홈쇼핑 방송 협약을 맺고 머드 상품 판매를 겸한 머드축제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나항공에서 발간하는 기내 저널도 머드축제 홍보 매체로 활용하고 있다.
하동군도 미국의 대표적 뉴스채널인 CNN에 15초짜리 녹차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이 같은 공중파 방송이나 기내 저널을 활용하는 것은 예산이 많이 들어간다는 게 단점.이에 따라 대다수 지자체들은 새로운 홍보 기법으로 뜨고 있는 인터넷상의 사용자 제작 콘텐츠인 UCC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축제 마니아들을 대거 모집해 UCC 형식의 동영상 광고를 제작한 후 유포하는 '입소문 마케팅(Buzz Marketing)'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관심을 유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6일 폐막한 서울시의 '2007 하이 서울 페스티벌'과 논산 딸기축제,영덕 대게축제,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 등도 해당 지자체들마다 UCC로 상당한 홍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외 유명 연예인을 축제 홍보대사로 내세우는 지자체도 부쩍 늘고 있다.
나비축제로 유명한 전남 함평군은 중국 여배우 천하오를 '2008 함평 세계 나비·곤충 엑스포'의 중화권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천하오는 영화와 TV 드라마에 출연,중국 대만 홍콩 등 중화권에 널리 알려진 배우로 거대 중국의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이 밖에 부산시는 일본의 골든위크(4월28일∼5월6일)에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대한민국축제 박람회 등 3개의 대형 축제를 이 기간에 열고 일본 현지에서 전후 세대와 실버 세대를 겨냥한 관광박람회에 참가,일본인 현지 여행사와 관광객을 상대로 부산지역 축제를 홍보하는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울산 북구청은 지난달 말 열린 울산 쇠부리 문화축제 때 탤런트 이계인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강석구 구청장은 "울산 북구는 예부터 철의 집산지라 할 수 있는데 마침 이씨가 TV 드라마 '주몽'에서 철기대장 역할을 맡아 울산 쇠부리 축제와 딱 맞아떨어졌다"며 "이씨 덕분에 관광객이 배 이상 늘어나는 등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말했다.
화천 산천어축제 기획 및 홍보를 전담하고 있는 어효선 나라축제조직위원회 기획실장은 "홍보도 참가 가능성이 높은 그룹을 대상으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며 "산천어축제 참가자 설문조사 결과 서울 수도권 주민이 대부분이었던 점을 감안해 경춘선에 현수막을 집중 배치하는 등 수도권을 1순위 홍보 타깃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